작년 국내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던 북한 관련 리스크는 현저히 줄어드는 양상이지만, 글로벌 무역 분쟁 리스크와 글로벌 금융시장과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가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을 제약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으나, 펀더멘털과 관련된 리스크가 부상하고 있다.
하반기를 앞둔 현시점에서 하반기 이후 주식시장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그동안 주식시장을 눌러왔던 리스크들을 점검해 보기로 한다.
첫째, 글로벌 무역 분쟁 리스크다. 현재 국가별 통상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그 과정에서 합의, 제제, 보복 등이 반복적으로 일어날 것이다. 협상 진행 관련 뉴스 흐름에 따라 글로벌 주식시장이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통상협상이 다자 간이 아닌 양자 간 형태로 전환되면서 국가별 항목별로 수많은 조합이 가능해진다. 당연히 협상 기간도 길어질 것이고 그만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것이 협상의 궁극적 목표이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불확실성은 줄어들 것이다.
둘째,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이다. 최근 일부 이머징 국가에서 유동성 리스크가 발생했고, 다른 이머징 국가로의 확산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 연준의 테이퍼링(양적 완화 규모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는 정책)과 정책금리 인상이 그 원인으로 지목받았다. 미국발 유동성 축소 과정에서 이머징 국가에서는 자본유출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번 유동성 리스크가 발생한 국가들의 공통점은 펀더멘털이 취약한 이머징 국가들이라는 것이다. 펀더멘털이 양호한 국가와는 근본적인 차이점이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향후 확산 가능성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이머징 국가에서의 위기 확산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긴축 정도가 완화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셋째, 글로벌 경기 상승 사이클이 마무리되고 있다는 우려다. 미국 경제는 더 좋아지기 어려운데 유럽이나 이머징 경제는 상승이 제약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경제는 유로화 강세 영향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 하지만 경제 여건을 고려하면 유로화 강세는 어려워 보인다. 반면, 이머징 경기선행지수가 하락을 멈추고 반등하고 있다. 이머징 중에서도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아시아 국가들은 경기 상승 모멘텀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판단된다. 다만 한국은 내수 개선이 지연되고 있어 경기 모멘텀이 커 보이지 않는다. 수출에 의존한 경기 개선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주식시장 관련 주요 리스크에 대해 살펴보았다. 대부분 경제 펀더멘털과 관련된 것으로, 거시경제 관점에서 기업 실적을 예상해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이를 종합해 보면 글로벌 주식시장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내수경제 모멘텀이 약해 보여 거시경제적 관점에서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 모멘텀은 커 보이지 않는다. 결국 투자전략 관점에서는 국내보다는 글로벌이나 아시아 이머징을 중심으로 분산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서도 아시아 이머징을 대상으로 경쟁력을 갖춘 기업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한편, 대북 리스크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하지만 기대감에만 의존한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 대북 리스크 감소는 주식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로드맵이 나오지 않아 가치 산정의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 과거 경험에서 볼 때 무리한 투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향후 구체적인 진행 상황을 보면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