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J노믹스에 대해 보수와 재계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거센 역공을 펼친 데다 최저임금발(發) 경기침체 논란으로 각종 개혁법안이 발목을 잡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여당의 이번 선거 압승으로 정국 주도권이 넘어오면서 문 정부의 하반기 드라이브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전 10시 기준 전체 17곳의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14곳에서 승리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텃밭’인 대구·경북(TK) 2곳만 간신히 수성해 침몰했다.
또 ‘미니 총선’으로 불렸던 이번 재보선 12곳 중 민주당이 11곳에서 전승을 거두면서 민주당 의석 수가 130석이 돼 정국 주도권을 쥐게 됐다. 특히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민주평화당(14석), 정의당(6석), 민평당과 뜻을 같이하는 바른미래당 소속 비례대표(3석)와 합치면 153석으로 원내 과반수를 넘어서게 됐다. 여기에 진보성향인 김종훈 민중당 의원, 무소속 손금주·이용호 의원까지 합치면 156석이어서 집권 2년차 문재인 정부의 각종 개혁법안 처리에 힘을 싣게 됐다.
무엇보다도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던 바른미래당이 이번 선거에서 참패하면서 더는 민주당이 바른미래당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 수 있게 됐다. 문 정부 집권 1년차 기간에 각종 개혁법안과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등 사안마다 범야권에 발목을 잡혀 난항을 겪으며 J노믹스를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재벌개혁, 최저임금 인상, 보유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법안 등 개혁법안 처리가 하반기 국회에서는 무난히 처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당장 뜨거운 감자로 여겨지는 부동산 보유세 개편안이 탄력을 받아 공정경제를 위한 공평 과세 드라이브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중심으로 개혁 드라이브를 강하게 펼치고 있는 ‘혁신성장’도 힘을 받게 돼 과감한 규제 완화와 지원도 가능하게 됐다.
이번 선거의 승리가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 힘입은 결과인 만큼 민주당 중심의 범여권 정계개편과 당내 친문 그룹의 영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계개편이 빠르게 진행된다면 야권 분열로 당분간 J노믹스를 견제할 수 없어 거침없는 독주가 펼쳐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기업·고용을 발목 잡는 J노믹스의 일부 정책을 수정해 기업 활성화를 통한 경기침체를 탈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