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어디갈래] 국내 ‘람사르습지’ 6곳... 休~ 들리나요? 생명이 숨쉬는 소리

입력 2018-06-0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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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이 우거진 요즘 독특한 생물지리학적 특징을 지닌 람사르 습지를 찾아 희귀 동식물을 만나며 자연의 위대함을 고스란히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람사르 습지는 연안 습지, 내륙 습지, 인공 습지로 나뉘며, 썰물 때 수심이 6m를 넘지 않는 바다 지역을 일컫는다. 식물군락과 생물들이 공존하는 생태계의 보고(寶庫)다.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국내 대표 람사르 습지 6곳을 소개한다.

▲대암산 용늪의 봄(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대암산 용늪의 봄(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람사르 습지 1호…인제 대암산 용늪=강원 인제군 대암산(1304m) 정상 인근에 자리 잡은 용늪은 국내에서 유일한 고층 습원(식물 군락이 발달한 산 위의 습지)이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1997년 대한민국 최초 람사르협약 습지로 등록됐다. 용늪이란 이름은 ‘승천하는 용이 잠시 쉬었다 가는 곳’이란 전설에서 유래됐으며, 용늪 탐방은 대암산 동쪽의 인제군과 서쪽의 양구군에서 출발할 수 있다.

아이와 함께라면 개인 차량으로 용늪 입구까지 이동하는 인제군 인제읍 가아리 코스가 좋다. 용늪에 도착하면 습지보호지역을 가로지르는 탐방 데크를 사이에 두고 큰용늪과 작은용늪, 애기용늪이 있다. 융단처럼 자란 습지 식물이 바람에 따라 출렁이는 습지 전체 면적은 1.06㎢에 이른다. 또 특이한 지형과 기후 덕분에 끈끈이주걱과 비로용담, 삿갓사초 같은 희귀 식물이 군락을 이뤘다. 산양과 삵, 하늘다람쥐 같은 멸종 위기 동물도 만날 수 있다.

▲두웅습지 바닥은 신두리해안사구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두웅습지 바닥은 신두리해안사구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사구를 지키는 습지의 힘…태안 두웅습지=태안 두웅습지는 작고 찾는 이가 드물다. 겉보기엔 흔한 시골 저수지 같지만, 신두리해안사구의 배후습지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두리해안사구의 지하수가 두웅습지 바닥과 연결돼 두웅습지가 오염되거나 파괴되면 신두리해안사구까지 영향이 미치기 때문이다.

지형적 중요성과 희귀 동식물의 서식지라는 점을 인정받아 2007년 람사르 습지로 지정됐다. 마스코트인 금개구리는 멸종 위기 야생생물로, 5월 말~6월 중순에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모래에 함정을 만들어 개미나 곤충을 잡아먹는 개미귀신은 두웅습지에서 가장 흥미로운 볼거리다. 6월의 태안은 눈부신 해변과 향기로운 꽃의 향연이 펼쳐진다. 신두리해안사구에 해당화가 만발하고 천리포수목원에는 작약과 수국, 아이리스가 탐스럽다. 초여름부터 피서객이 찾아드는 만리포해수욕장, 태안1경으로 꼽히는 백화산, 백제 시대 불상이 맞아주는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도 인상적이다.

▲간조때의 무안갯벌과 어선(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간조때의 무안갯벌과 어선(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꼼지락대는 생명을 잉태한 청정 갯벌…무안갯벌=무안갯벌은 넓고 비옥하다. 황토를 머금은 갯벌은 언뜻언뜻 붉은빛이다. 침식된 황토와 사구의 영향으로 형성된 무안갯벌은 2001년 ‘습지보호지역 1호’에 이름을 올렸다.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아 람사르 습지와 갯벌도립공원 1호로도 지정됐다.

무안갯벌의 대표 공간은 해제반도가 칠산바다를 품에 안은 함평만(함해만) 일대다. 갯벌은 흰발농게를 비롯한 갯벌 생명체의 보금자리이자 물새의 서식처다. 무안갯벌의 중심인 해제면에는 무안황토갯벌랜드가 있다. 생태갯벌과학관에서 갯벌 1㎡의 소중한 가치를 공유하고, 무안갯벌 위로 이어진 탐방로와 갯벌체험학습장에서 다양한 갯벌 생물을 만난다. 무안 여행 때는 갯벌낙지등대로 유명한 도리포, 천연기념물 211호로 지정된 용월리 백로와 왜가리 번식지, 영산강이 내려다보이는 무안식영정 등을 함께 둘러보면 좋다.

▲원시습지 형태로 복원된 운곡습지의 모습(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원시습지 형태로 복원된 운곡습지의 모습(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자연의 무한 회복 탄력성…고창 운곡습지=이곳은 사람의 발길이 끊기고 30여 년이 지난 2011년 4월 버려진 경작지가 람사르 습지로 등록됐다. 꽉 막힌 대지에 물이 스며들고 생태가 살아났다. 서해안고속도로 고창IC에서 자동차로 약 8분이면 생태계의 보고, 운곡습지를 만난다. 길게 뻗은 4차선 고속도로에서 상상할 수 없던 호젓한 숲길과 원시 비경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멸종 위기에 처한 수달과 삵 등을 포함해 860여 종에 이르는 생물이 서식하며 생태관광지역으로 선정된 고창 운곡습지는 자연의 무한 회복 탄력성을 보여주는 우수 사례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고창 고인돌 유적과 고창 고인돌박물관도 놓칠 수 없다.

▲1100고지습지(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1100고지습지(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깊은 숲 생명수를 찾아 나서다…제주 1100고지 습지&동백동산 습지=2009년 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제주 1100고지 습지는 대자연이 빚은 하늘 아래 정원이다. 초지와 습지, 바위, 울창한 숲이 뒤엉켜 거칠지만 아름다운 풍경을 펼쳐낸다. 습지 안에 생태섬과 지의류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탐방로가 길지 않아 둘러보는 데 30~40분이면 충분하다.

동백동산 습지는 제주에서 네 번째로 지정된 람사르 습지다. 독특한 곶자왈 생태에 숲과 더불어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깃들었다. 잔잔한 연못 같은 먼물깍에 닿으면 고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에 금세 동화된다. 1100고지 습지 탐방 후 거린사슴전망대에서 서귀포 앞바다와 시내를 한눈에 담으면 그간 쌓인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해소할 수 있다.

▲이른 새벽 물안개가 피어오른 우포늪 풍경(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이른 새벽 물안개가 피어오른 우포늪 풍경(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걸어서 만나는 세계적 생태 천국…창녕 우포늪=우포늪은 국내 최대 자연 내륙 습지다. 담수 규모가 축구장 210개를 합친 것과 맞먹는다. 끝이 보이지 않는 광활한 늪에 1000종이 넘는 생명체가 서식한다. 1998년 3월 2일 람사르협약 보존 습지로 등록됐고,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잠정 목록에도 등재됐다. 우포늪은 제방을 경계로 우포(소벌), 목포(나무벌), 사지포(모래벌), 쪽지벌 등 4개 자연 늪과 2017년 복원 사업으로 조성한 산밖벌까지 3포 2벌로 나뉜다. 우포늪생태관에서 시작하는 ‘우포늪생명길’ 8.7km를 이용해 돌아볼 수 있다. 30분부터 3시간 30분까지 다양한 코스가 있다. 외국인은 우포늪생태관에 예약하면 영어와 일본어 안내를 받을 수 있어 외국인이 여행을 즐기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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