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나흘연속 하락하며 20여일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글로벌 위험선호 분위기에 편승하면서 장중 한때 1060원대로 주저앉기도 했지만, 저점인식에 따른 결제수요 유입으로 1070원선을 지켰다. 아울러 시가보다 종가가 더 높았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박스권 인식이 워낙 공고하다보니 수출입업체나 대내외 시장참가자들의 거래유인이 죽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음주 12일 북미정상회담과 14일 미국 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준금리 결정이라는 빅이벤트를 앞두고 있지만 이미 가격에 선반영되면서 이후에도 큰 변동성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이들 이벤트 기대감으로 박스권 흐름 속에서도 하락쪽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1065원과 1085원 사이 박스권을 계속하겠지만 남은 이번주동안 1060원대 후반에서 1070원대 초반 사이 등락을 예상했다.
1070.5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초반 1067.8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 역시 전월 14일 1064.9원 이후 최저치다. 장중고점은 장막판 기록한 1071.4원으로 장중변동폭은 3.6원에 머물렀다.
역외환율은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70.2/1070.8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3.35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점심 전까지는 밤사이 뉴욕장과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면서 위험선호현상을 보였다. 다만 1060원대 후반까지 떨어지자 저점인식이 확산하면서 결제수요가 유입됐다. 개장가보다 오른 수준에서 마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역외는 글로벌시장 분위기에 따라 하락했지만 국내 외환시장에서는 저점 결제수요가 더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추가 하락에 대한 부담이 있고 박스권 인식이 강하긴 하다. 다만 다음주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하락쪽에 더 무게를 둔다. 이번주 1060원대 후반에서 1070원대 초반 흐름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오늘도 1원20전 하락하는데 그쳤다. 장중거래범위도 3원선이다. 원·달러 환율시장은 변동성이 죽어가는 분위기다. 국내기관이나 수출업체, 역외펀드, 투기세력 등 시장참가자 모두 환율에 대한 방향성이나 변동성을 기대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방향성이나 출렁임 없이 박스권에 갇히다 보니 수출입업체 모두 서둘러 거래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고 거래 유인도 상실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당국이나 업체 입장에서는 환율이 워낙 안정되다보니 변동성 관리가 잘된다고 느낄수도 있겠다”며 “다음주 북미정상회담과 FOMC에 대한 기대도 이미 가격에 반영하고 있어 이같은 빅이벤트 후에도 환율변동성은 죽어있을 것으로 본다. 1065원과 1085원 박스권이 공고해질 것 같다”고 예측했다.
3시50분 현재 달러·엔은 0.19엔(0.17%) 오른 109.82엔을, 유로·달러는 0.0002달러(0.02%) 상승한 1.1696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