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려지는 한국경제…환율ㆍ생산성 ‘곳곳 암초’

입력 2018-06-0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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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제성장률 2.9% 전망 0.1%P는 추경 효과…사실상 하향

수출·소비 개선되나 투자 둔화되고 인구구조 바뀌며 취업자 수 줄어

주력 수출품목 경쟁력 악화하면 경제성장률 더 낮아질 가능성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올해 2.9%, 내년은 2.7%로 전망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 2.9%는 지난해 하반기 내놓은 예측과 같은 수치로 사실상 하향 조정이다. 기획재정부 관측대로 추가경정예산의 경제성장 기여도를 0.1%포인트(p)로 보면, 추경 효과를 제외했을 때 성장률은 2.8%로 떨어진다.

1일 KDI의 ‘2018 상반기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는 세계 경제성장률이 견실하게 유지되면서 수출 증가세가 소폭 확대되고 소비도 개선되나 투자가 둔화할 전망이다. 이에 KDI는 보고서에서 우리나라가 올해 추경 효과를 포함해 2.9%의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내년에는 수출이 올해와 유사한 증가세를 유지하겠으나, 민간소비와 투자 전반이 올해보다 둔화하면서 경제성장률이 2.7%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은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반도체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유지되면서 2018년 3.8%, 내년 3.5% 증가할 것으로 봤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인구구조의 변화, 산업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내려갈 전망이다. KDI는 보고서에서 “15세 이상 인구 증가 폭이 빠르게 둔화하는 가운데, 일부 산업의 구조조정 등에 따라 2018년과 2019년의 취업자 수 증가 폭은 2017년(31만6000명)에 비해 낮은 20만 명대 중반과 초반을 기록하고, 실업률은 작년과 동일한 3.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올해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투자가 둔화하면서 전년(14.6%)의 높은 증가율이 급락해 3.5%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2019년에는 1.0% 증가에 그칠 것으로 KDI는 예측했다.

2018년 건설투자는 전년도에 큰 폭으로 하락한 주택 착공의 영향이 가시화하면서 감소(-0.2%)로 전환되고, 2019년에는 감소 폭이 크게 확대(-2.6%)될 것으로 예상했다.

KDI는 보고서에서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거나 중국 경제의 추격으로 주력 수출품목의 경쟁력이 약화하는 속도가 가속화될 경우, 교역조건이 악화하고 수출시장 점유율이 축소되면서 우리 경제는 예상을 하회하는 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KDI는 최근 가파른 국제유가 상승과 원화 강세가 생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KDI 거시경제연구부 정대희 연구위원은 “세계 경제성장률은 3.9%에 이를 전망이지만 이 부분을 상쇄하는 요인이 원화 강세”라며 “이 부분이 내수를 부양시키는 측면이 있지만 생산에는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유가도 예상보다 빠르게 오르는 상태”라며 “앞으로 인상 폭이 확대될 가능성은 작지만 지금까지 오른 게 생산에 부정적 요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변수들이 전반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을 0.1%포인트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내놓은 경제 전망에서 한국의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유지했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3월 전망치를 유지한 것이다.

OECD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민간소비 진작이 기대되지만, 생산성 향상이 수반되지 않으면 고용 둔화와 경쟁력 약화 가능성이 있다”며 “생산가능인구 감소, 법정 근로시간 단축 등을 고려할 때 노동생산성 향상이 긴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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