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자회사 부도에 따른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부실화 우려가 확산하자,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사태 관계자들이 중국을 직접 방문해 해결에 나선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4일 일부 기관 투자자들과 함께 상황을 점검하고, 사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중국 CERCG 본사를 방문한다. 두 증권사는 CERCG 자회사가 발행하고 CERCG가 보증한 달러화 채권을 ABCP로 유동화하는 데 참여했다.
이번 중국 방문에는 두 증권사는 물론 해당 상품에 투자 적격 신용등급을 부여했던 나이스신용평가와 해당 상품에 가장 많은 액수를 투자했던 현대차투자증권 등의 소속 실무자도 동행한다. 이들은 CERCG 본사를 찾아 상환 능력을 점검하고 주주사를 만날 예정이다.
지난달 말 CERCG의 또 다른 자회사가 발행하고 CERCG가 보증한 3억5000만 달러(약 3745억 원) 규모의 달러 표시 채권이 디폴트(채무불이행)되자, CERCG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된 모든 채권이 동반 부도 위기에 놓이게 됐다. 이에 CERCG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ABCP의 부실화 논란이 불거졌다.
문제가 된 ABCP는 발행 당시 금리가 높아 기관투자자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해당 상품이 금리가 3.4% 정도로 비슷한 성격의 상품보다 높아서 물량을 받고 싶어도 받지 못한 회사도 있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말했다.
ABCP 발행 규모는 1646억 원이었는데, 현대차투자증권(500억 원)과 BNK투자증권(200억 원), KB증권(200억 원), 유안타증권(150억 원), 신영증권(100억 원) 등이 각각 투자했다.
ABCP 만기일은 11월 9일이지만, 적기 상환 가능성에 의문이 생기면서 당장 이들 증권사의 2분기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불완전 판매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발행 주간사였던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 나이스신용평가 등이 선긋기에 나서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방문으로 뚜렷한 해결 방안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상품에 투자한 증권사 관계자는 “사태에 대한 논란이 커지면서 일단 방문하는 것이지, 확실한 해결책을 도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사태의 도의적 책임을 의식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