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단장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이 '양승태 사법부'의 판사 사찰과 재판 개입 문건이 작성된 원인으로 지목한 '상고법원 추진'에 대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자택 앞에서 특조단 조사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히고 "대법원장 재임 시절 재판에 부당하게 개입한 적이 없으며 흥정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혹시 국민 여러분께서 이번 일로 대법원 재판에 의구심을 품으셨다면 정말 거두어 주시기를 앙망한다"고 덧붙였다.
상고법원의 무리한 입법 추진으로 인한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대법원의 제 기능을 다 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면서 "이번 조사에서 반대하는 견해에 대해 법원행정처가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 전 대법원장 자신은 해당 법관에게 불이익이 준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인사상이 아니더라도 사법행정 처분에 있어서도 불이익을 주는 것은 잘못된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런 조치를 한 일은 단연코 없었다"고 강조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박 전 대통령과 독대를 하기 전에 작성된 것으로 드러난 '현안 관련 말씀자료'는 문건의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특조단 조사 결과 2015년 7월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은 박 전 대통령과 양 전 대법원장의 독대를 앞두고 "사법부가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 왔다"며 판결 사례를 담은 문건을 작성했다. 앞서 특조단 측은 "양 전 대법원장은 이 문건을 직접 들고 박 전 대통령을 만나 상고법원의 법관 인사권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조사됐으나, 실행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양 전 대법원장은 "(대통령과) 만나면 덕담으로 분위기를 만들고 화젯거리도 이야기하고 한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말씀자료가 나오는 것이고 (해당 자료에) 분명하게 무슨 내용이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