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네코노믹스’가 일본을 넘어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 성장에 따른 도시화로 마음을 기댈 반려동물을 찾는 사람이 많아진 데다 도시에서 키우기 비교적 쉬운 고양이를 선호하는 경향 때문이다. 네코노믹스란 고양이를 뜻하는 일본어‘네코’와 이코노믹스의 합성어다. 고양이와 관련한 경제 효과를 의미한다.
중국의 고양이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 알리바바에 따르면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 사이트 타오바오의 지난해 고양이 관련 매출은 약 84억 위안(약 1조 4199억 원)을 기록했다. 고양이에 빠진 소비자는 대도시 지역에 사는 1980~1990년대생 젊은이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중국의 고양이 사료 시장 규모는 2022년 18억 달러(약 1조 9422억 원)에 달하면서 네코노믹스 대표 시장인 일본을 추월할 전망이다.
중국 항저우의 한 29세 여성은 1년 반 전부터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했다면서 “회사 일이 고될 때 고양이의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 치유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고양이를 키우기로 한 이유로 “먹이와 물, 장난감을 놔두면 키우기가 쉽다”면서 “고양이에게 한 달에 300위안 정도를 쓴다”고 밝혔다.
리즈슝 미츠비시UFJ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반려묘 선호 현상에 대해 “금전적 여유가 있는 도시 주민들이 마음을 의지할 대상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경제발전으로 도시 주민이 증가하면서 반려동물을 기르고 싶은 사람들이 아파트 등에서도 키우기 쉬운 고양이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유엔(UN)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의 도시 인구는 2015년 기준 21억 명으로 1990년보다 두 배가량 늘었다. 전체 인구 중 도시에 거주하는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도시화율은 48%에 달한다. 인구의 절반가량이 도시에서 사는 셈이다.
동남아시아에서도 경제 성장에 힘입어 고양이 붐이 일고 있다. 지난해 가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고양이 엑스포에는 고양이와 관련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참가했으며 3일 동안 2만여 명이 관람했다. 행사를 주최한 현지 업체 무루니는 지난해 성공에 힘입어 올해부터 매년 엑스포를 열 계획이다. 동남아의 더운 기후도 고양이 사랑을 막지 못한다. 무루니 관계자는 “동남아의 기후는 무덥지만 에어컨이 있는 실내에서 고양이를 기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네코노믹스 선구자인 일본 기업들은 해외 진출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나바펫푸드는 제품 생산 공장이 위치한 중국과 태국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로도 판로를 넓힐 계획이다. 고양이를 모티브로 한 잡화를 판매하는 노아패밀리는 지난해 대만에서 프랜차이즈 매장을 처음으로 열었으며 올해에는 10곳으로 늘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