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동안 군부대 미용사로 일하다 어깨 근육이 파열됐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11단독 박용근 판사는 27일 국군부대에서 이ㆍ미용 작업을 전담하던 서모 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공무상 요양 불승인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박 판사는 "서 씨가 제시한 이발 대장을 보면 한 달에 5~10일은 하루에 10명 이상을 이발했고, 군부대 특성상 사열을 받게 되는 경우 하루 30명 정도 이발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대원의 머리 앞부분과 윗부분을 이발하기 위해 수시로 어깨를 70~90도, 그 이상 들어 올렸을 것"이라며 "과다한 근무시간뿐 아니라 어깨나 고개가 기울어진 상태에 이발을 하는 등 부적절한 작업 자세는 어깨 질환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했다.
박 판사는 "서 씨가 진단받은 어깨 관절 충돌 증후군은 팔을 70~120도로 들어올릴 때 주로 발생하는 것"이라며 "서 씨의 오른쪽 어깨에 있는 충돌 증후군과 공무수행의 관련성이 인정된다면 출동증후군이 악화된 어깨 근육 파열에도 공무수행 관련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 씨가 군부대 내 유일한 이발작업 담당자로서 어깨 부담 작업을 회피할 수 없었을 것이고 이런 근무환경이 어깨 질환 악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8년 1월부터 군부대 내 부대원 약 350명의 전담 미용사로 근무해 온 서 씨는 2015년 5월 오른쪽 어깨 관절 충돌 증후군과 어깨 근육 파열 등을 진단을 받았다. 서 씨는 진단 내용과 국군부대 미용사로서의 공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며 2016년 3월 공무원연금공단에 공무상요양승인을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이에 서 씨는 2017년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공무상 요양 불승인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