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 금융규제 완화 법안 통과…경제성장 뒷받침 vs. 금융리스크 고조

입력 2018-05-23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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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도드-프랭크법 축소 새 법 가결·상원은 3월 통과…중소은행 관련 규정 완화에 초점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22일(현지시간) 공화당 하원의원 회동을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하원은 이날 중소은행에 대한 규제완화를 골자로 하는 새 법안을 통과시켰다. 상원은 지난 3월 같은 법안을 가결 처리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22일(현지시간) 공화당 하원의원 회동을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하원은 이날 중소은행에 대한 규제완화를 골자로 하는 새 법안을 통과시켰다. 상원은 지난 3월 같은 법안을 가결 처리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미국 의회가 글로벌 금융위기 시대 은행들에 부과했던 엄격한 규제를 완화하는 첫 단계를 내디뎠다.

의회의 금융규제 완화가 미국의 경제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낙관론과 금융시스템의 리스크를 고조시킬 것이라는 불안이 교차하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하원은 이날 금융위기 재발을 방지하는 목적으로 2010년 제정된 도드-프랭크법 규제를 축소하는 새 법을 찬성 258, 반대 159로 통과시켰다. 야당인 민주당에서 33명의 의원이 공화당 측에 합류해 찬성표를 던졌다.

앞서 상원도 같은 법안을 지난 3월 찬성 67, 반대 31로 가결 처리했다.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들은 상원 법안보다 좀 더 규제를 완화하려 했다. 그러나 상원 측에서 법안이 바뀌면 새로 표결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호소하는 한편 수개월 안에 별도로 추가 규제 완화 법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이날 같은 법안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새 금융규제 완화 법안에 서명할 예정이다. 새 법은 파산한 은행에 대해 정부가 이를 인수하고 나서 추후 매각할 수 있는 ‘금융회사 강제청산권한(OLA)’과 파생상품, 은행 트레이딩 활동 억제 등 도드-프랭크법 핵심 조항은 그대로 유지했다. 그러면서도 중소은행 관련 규정을 대폭 완화했으며 은행들이 인수·합병(M&A)을 통해 확장을 좀 더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약 20개 미국 지방은행이 혜택을 보게 됐다고 WSJ는 전했다. 새 법은 ‘엄격한 규제’ 대상이 되는 은행 기준을 종전의 자산 500억 달러(약 54조 원) 이상에서 2500억 달러 이상으로 상향 조정해 이들 은행이 규제 부담을 덜게 됐다. 아울러 중소은행들은 ‘스트레스 테스트’도 거칠 필요가 없게 되며 일부 은행은 당국에 모기지 대출과 관련한 인종과 소득 데이터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댄 라이언 은행·자본시장 부문 대표는 “13개 대형 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이 수갑을 풀게 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와 공화당 측은 은행들이 부담을 덜면서 중소기업들에 더 많은 대출이 이뤄지는 등 금융규제 완화가 경제에 새로운 활력소를 제공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도드-프랭크법을 대폭 수정할 것이라고 공언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하원 표결로 커다란 승리를 거두게 됐다고 평가했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트위터에 “하원이 방금 미국 경제를 과도한 규제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며 “은행은 경제성장의 원동력이다. 이들이 중소기업과 가계에 자금을 빌려주는 것이 더 쉬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우리는 경기침체를 초래했던 금융감독 부재 시절로 다시 돌아가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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