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오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1박 4일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 D. C.로 출발한다.
이번 정상회담은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지는 것이라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최근 한반도 비핵화 로드맵을 놓고 북·미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어 이번 회담에서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이 북미정상회담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공항을 출발해 같은 날 오후(현지시간) 워싱턴에 도착, 백악관의 영빈관 블레어하우스에서 1박을 한 뒤 이튿날 22일 정오께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남관표 국가안보실 제2차장은 “백악관 공식 일정으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정오께 배석자 없이 단독회담을 한 후 확대 회담을 겸한 오찬을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의 의의에 대해 남 차장은 “한·미 양국 정상 간 회담은 북미정상회담을 약 3주 앞둔 시점에 이뤄지는 만큼 남북회담 성공을 북미회담 성공으로 이어지게 하는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긴밀한 소통을 넘어 직접 두 정상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나아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을 이루고자 구체적 이행 방안 중심으로 심도 있게 협의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한·미 정상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행할 경우 밝은 미래 보장을 위한 방안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 로드맵과 관련해 미국이 주장하는 일괄 타결과 북한의 단계적·동시적 해법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방미를 하루 앞둔 20일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통화를 한 점에서 비핵화를 놓고 갈등을 벌이고 있는 북·미 관계의 골이 깊음을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이날 전화 통화에서 두 정상은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한미정상회담을 포함해 향후 흔들림 없이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정상회담 후 문 대통령은 늦은 오후 조미수호 통상조약 체결 136주년과 주미 대한제국공사관 개설 130주년을 기념하고자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을 방문해 박정량 대한제국 초대 공사와 공사관인 이상재·장봉환의 후손을 격려한다. 이 같은 일정을 마친 후 문 대통령은 22일 저녁(현지시간) 워싱턴을 출발해 24일 이른 새벽 서울공항으로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