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은 전일 미국채 약세에도 불구하고 강세장을 이어갔다. 특히 단기물이 상대적으로 강해 국고채 10년물과 2년물간 금리차는 1년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물가채 랠리도 눈에 띠었다. 이에 따라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이 올들어 처음으로 100bp를 돌파하며 1년2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언급 후폭풍이 계속되는 분위기다. 이달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서 인상 소수의견에 베팅하던 포지션들이 빠르게 되돌림했다.
또 전날 기획재정부와 국고채 전문딜러(PD)간 간담회에서 올해 국고채 조기상환(바이백) 계획이 논의됐고, 20년 비지표물을 중심으로 올해 최대 20조원 규모로 실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장초반 강세장의 원인이었다. 기재부가 결정된 바 없다고 부인하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중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이후 호주에서 한동안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강세장에 기름을 부었다. 장막판 손절물량이 쏟아졌고 외국인도 3년 국채선물 시장에서 매수로 돌아섰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이 총재 필리핀 언급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평가했다. 다만 변동성이 심해 무서운 장이었다고 전했다. 다음주 24일로 예정된 금통위 전까지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봤다. 다만 숏이 몰리는 형국이라 최소한 장이 쉽게 밀리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한은 기준금리(1.50%)와 국고3년물간 금리차는 73.1bp로 좁혀졌다. 10-3년 금리차는 전일과 같은 53.4bp였다. 10-2년 스프레드는 0.3bp 확대된 63.6bp로 지난해 5월29일 64.0bp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BEI는 5.4bp 상승한 104.0bp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3월10일 104.5bp 이후 최고치다.
미결제는 6847계약 증가한 26만247계약을 보인 반면, 거래량은 3만2958계약 줄어든 10만9874계약이었다. 회전율은 0.42회였다.
매매주체별로는 은행이 6391계약 순매수해 사흘째 매수했다. 외국인도 3729계약 순매수하며 이틀연속 매수세를 보였다. 반면 금융투자는 7553계약 순매도해 사흘째 매도했다. 투신도 2237계약 순매도해 나흘연속 매도세를 지속했다.
6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52틱 오른 119.45였다. 역시 마감가가 장중 최고가다. 장중저가는 118.86으로 장중변동폭은 59틱을 기록했다.
미결제는 2061계약 감소한 10만3740계약을, 거래량은 2만4241계약 줄어든 5만4617계약을 보였다. 원월물 거래는 없었던 가운데 회전율은 0.53회를 보였다.
매매주체별로는 금융투자가 1708계약 순매수해 나흘연속 매수대응했다. 투신도 1356계약 순매수해 나흘연속 매수세를 지속했다. 반면 외국인은 2819계약 순매도해 이틀째 매도세를 보였다.
현선물 이론가는 3년 선물이 저평 2틱을, 10년 선물이 저평 1틱을 각각 기록했다.
그는 이어 “미국채 금리 약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약세를 대부분 회복한 상황이다. 변동성이 큰 흐름 속에서 다음주 금통위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금통위전까지 공방은 계속될 듯 하다”고 예측했다.
또다른 증권사 채권딜러는 “전일 이주열 총재 발언이 시장에 영향을 준 것 같다. IB 리포트도 최근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늦추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역외에서도 2년 부근 구간으로 스왑 오퍼가 꾸준했다”며 “기재부는 아직 결정된게 없다고 부인했지만 바이백이 PD간담회에서 의견 수렴을 했다는 점에서 수급적으로도 호재였다. 결국 계획이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장 후반에는 3년 선물로 외국인이 순매수 전환했고 10년 선물로는 손절이 나오면서 더 강하게 마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워낙 급하게 강해져서 얼마나 더 강해질지 모르겠다. 다만 적어도 이전처럼 밀릴 것 같지는 않다. 지금은 숏이 좀 불안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