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스마트항만의 글로벌 동향을 조사하고 정책방향을 설정해 본격적인 국내 도입을 추진한다.
해양수산부는 16~18일 중국 상해 양산항 4단계 터미널을 방문한다고 15일 밝혔다. 해수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개장한 상해 양산항 4단계 터미널은 배에서 컨테이너를 내리는 하역작업부터, 트럭에 컨테이너를 싣고 게이트를 통과하는 것까지 모든 과정이 자동화됐다.
중국 칭다오항, 셔먼항에 이어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개장된 완전자동화 터미널이다. 부지면적 223만㎡에 사업비는 최대 140억 위안(약 2조360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스마트해상물류는 자율운항 선박과 초고속 해상교통망(e-Navigation), 스마트항만을 연계해 해상물류를 첨단화하기 위한 과제다. 그 중에서도 육‧해상 물류의 중심인 항만의 스마트화는 핵심 과제로 꼽힌다.
해수부는 국내 스마트항만의 도입에 앞서 가장 최근에 개장해 운영 중인 양산항 자동화터미널을 방문해 자동화시설을 둘러보고, 국내에서 쟁점이 되는 자동화항만의 생산성과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영향을 직접 확인할 예정이다.
이번 현장조사에서는 실제 자동화터미널을 구축, 운영하고 있는 관계자와의 인터뷰 등을 통해 자동화에 따른 항만 내 일자리 구성변화 양상과 일자리 감소에 대한 대책 등을 중점적으로 알아볼 계획이다. 또 상해항을 총괄 관리하고 있는 상해국제항만그룹(SIPG)을 방문해 상해항 육성계획 및 스마트항만 구축 방향 등을 공유하고 양국 간 협력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글로벌 자동화장비 업체인 ZPMC 견학을 통해 항만자동화 관련 국내기업의 성장 전략도 모색할 예정이다. 해수부는 이번 양산항 현장조사 결과를 토대로 기존 일자리에 대한 영향 최소화 방안 등을 포함한 국내 스마트항만 구축 로드맵을 연내 구체화할 계획이다.
임현철 해수부 항만국장은 “양산항 현장조사는 국내 스마트항만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사전에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스마트항만 구축 전략을 마련함에 있어 이번 현장조사 결과를 충분히 반영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도 적극 협력해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양산항을 비롯한 세계 주요 항만들은 하역작업의 자동화 등을 통한 스마트항만의 구축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항만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자동화 터미널 도입 요구와 함께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공존하는 상황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3월 16일 부산항 미래비전 선포식을 위해 부산항 신항을 방문한 자리에서 “항만자동화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피할 수 없는 추세이나, 일자리 감소에 대한 걱정도 있으므로 두 가지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김영춘 해수부 장관은 “실직자 없는 항만자동화를 이루겠다”며 “기존 근로자들의 정년과 자동화 일정을 연계하거나 직종 전환을 위한 재교육을 하는 등 대안을 철저히 마련하겠다”고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스마트항만이란 자동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정보통신기술(ICT)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통해 자동·자율적으로 물류흐름을 최적화하는 항만을 말한다. 자동화·정보화·지능화 등을 통해 각 주체들 간의 의사활동을 지원하고, 내·외부 여건변화를 자율적으로 인식·판단해 물류 체인 전체를 최적화하는 방식이다.
스마트항만은 1단계 자동화, 2단계 정보체인화, 3단계 지능화 단계를 거쳐 완성될 전망이다. 1단계 자동화는 스마트항만의 기본단계로 하역·이송·보관·반출의 전 단계를 무인자동화하는 개념이다.
2단계 정보체인화의 경우 물류정보를 실시간으로 생성·저장·공유해 화주, 선사, 세관, 하역사, 항만당국 간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게 된다. 3단계 지능화‧친환경화에 이르면 물류흐름 속에서 공유된 정보를 바탕으로 터미널을 운영하고 물류를 최적화하는 완전자율화가 구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