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상장 1세대’ 완리, 오늘부터 정리매매…남은 中상장사도 공모가 대비 '반토막'

입력 2018-05-1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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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상장한 23개 중국기업, 이제 13곳만 남아…투자자 '불신 경보'

‘1세대 중국 상장사’인 완리가 오늘부터 정리매매에 돌입한다. 완리의 상장폐지는 국내 상장한 23개 중국 기업 중 벌써 10번째로, 투자자들의 중국 상장기업 불신을 더욱 가속화시킬 전망이다. 특히 그간 중국 상장기업들에 대한 관리·감독 부실로 회계 불투명성 및 불성실 공시가 지속돼온 만큼, 제도적 보완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1년 9월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중국의 타일 생산업체 완리의 상장폐지가 9일 최종 결정됨에 따라, 11일부터 7거래일간 정리매매가 개시된다. 상장폐지일은 이달 23일이다.

완리는 지난달 9일 한국거래소의 감사의견 비적정설 관련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감사의견 ‘의견거절’을 통보받았다고 밝히면서 주권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해에도 감사의견 거절을 통보받고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으나, 재감사를 통해 ‘한정’ 의견을 받아 증시 퇴출을 간신히 모면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12월 거래가 재개되었지만, 결국 반 년여 만에 증시에서 퇴출되면서 전체 지분의 절반 이상을 들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이 손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문제는 완리뿐만이 아니다. 중국 기업 차이나하오란 역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려있다. 2010년 2월 코스닥에 상장된 중국 제지업체 차이나하오란은 1월 26일 종속회사 장인신하오폐지의 폐지회수센터 17개 지점 중 16개 지점에서 폐지 회수 및 대외 판매업무가 지난해 10월 11일 정지됐다고 공시했다. 영업정지가 발생한 후 약 4개월 만에 이를 공시한 셈이다.

늦장공시로 인해 차이나하오란은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으며 ‘주요 외국 자회사의 영업정지’ 사유로 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차이나하오란에 대해 상장폐지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 현재 기업심사위원회가 심의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코스피·코스닥 시장을 통틀어 국내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은 총 23곳으로, 완리에 앞서 상장폐지된 기업은 9곳이다. 이 중 감사의견 거절을 이유로 퇴출된 경우는 4곳에 달한다. 2012년 연합과기와 성융광전투자가 각각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퇴출됐고, 이어 2013년 중국고섬과 지난해 9월 중국원양자원이 상장폐지됐다. 남아 있는 13개 중국 상장기업의 주가도 공모가 대비 반토막난 상황이다. 거래정지된 차이난하오란을 제외한 12개 사의 10일 종가는 공모가보다 평균 -52.04% 하락한 실정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상장 후 중국 기업에 대한 정보가 시장에 원활히 유통되지 않는 점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 기업공개(IPO) 때는 주관사를 통해 정보 공개가 이뤄졌지만, 상장 이후는 국내 기업에 비해 정보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부정회계 등이 일어나며 불신이 쌓이고 있다는 해석이다. 더불어 국내 상장 중국 기업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관리·감독 시스템이 미비하다는 것도 매번 지적되는 사안 중 하나다.

중국 기업과 관련된 한 증권 전문가는 “한국거래소는 향후 국내 상장을 준비 중인 중국 기업에 한국의 부가가치세에 해당하는 증치세 영수증 증빙을 요구하고 있지만, 중국 내 시스템 문제에 따른 누락 및 발급 지연 등의 이유로 한 곳도 조건에 부합하지 못해 3세대 중국기업 상장은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거래소가 관리·감독 시스템을 재구축하지 않는다면 국내 투자자들의 외국 기업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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