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두번째 주 국내 주식시장은 이렇다 할 만한 주도주 없이 횡보하는 흐름을 보였다. 외국인과 기관 모두 ‘대장주’ 삼성전자를 대거 팔아 치운 가운데, 그간 증시를 달궜던 남북 경제협력 기대감이 다소 힘을 잃으면서 관련 건설사에 대한 매도세도 두드러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8일부터 10일까지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기관투자자의 순매도가 가장 많았던 종목은 이달 4일 액면분할을 마치고 거래를 재개한 삼성전자였다. 순매도 금액은 1038억 원으로 휴장으로 거래일이 3일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규모다. LG전자(-589억 원), 현대글로비스(-330억 원), 대림산업(-272억 원), 삼성물산(-249억 원) 등 기관투자자의 다른 순매도 상위 종목과 비교해도 격차가 크다.
외국인 투자자도 삼성전자를 413억 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순매도 상위 종목 가운데 현대건설(-1117억 원), 현대차(-790억 원), 셀트리온(-606억 원)에 이어 네 번째에 해당한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 자체 이슈가 없었기 때문에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삼성전자의 재상장을 차익 실현의 기회로 활용한 것으로 해석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 상위 종목을 보면 현대건설, 대림산업 등 지난달 중순 이후 남북 경제협력 기대감으로 상승했던 건설업종이 다수 이름을 올린 점이 눈에 띈다. 외국인은 이번 주 들어서만 국내 건설업종에서 1100억 원가량을 팔았다. 시장 전체에서 건설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매우 큰 규모라는 게 증시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편, 이번 주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많이 사들인 종목은 △SK하이닉스(833억 원) △삼성전기(645억 원) △호텔신라(340억 원) △삼성중공업(299억 원) △삼성에스디에스(271억 원) 순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자의 순매도 상위 종목은 현대제철(793억 원), 셀트리온(632억 원), SK하이닉스(551억 원), 삼성SDI(506억 원), 삼성바이오로직스(457억 원)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