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300만 원에 육박했던 ‘황제주’ 삼성전자가 액면분할을 통해 5만 원대 ‘국민주’로 되돌아왔다.
지난달 30일 50대 1 액면분할로 거래가 중단됐던 삼성전자는 4일 5만3000원으로 거래가 재개됐다. 이날 장 초반 삼성전자 주가는 5만3900원을 터치했지만, 이내 외국인과 기관 물량이 쏟아지고 개인투자자들 순매수가 이어지면서 보합권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9시 48분 현재는 전일 대비 0.94% 떨어진 5만2500원을 기록 중이다.
특히 삼성전자 주식의 거래량은 개장 5분만에 1000만 주를 넘겨 주목된다. 오전 9시 30분에는 거래량 1600만 주, 거래대금 8600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두 지표 모두 유가증권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다.
그동안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에 투자를 하고 싶어도 높은 주가때문에 섣불리 다가설 수 없었다. 외국인이나 기관, 큰 손들 중심의 전유물이나 다름 없었던 것. 이때문에 삼성전자는 기업 규모에 비해 거래량은 미미했다. 지난 1년간 삼성전자 일평균 거래량은 25만 주로, 코스피 일평균 거래량 중 0.1%에 불과했다.
이처럼 삼성전자 디스카운트 요인이었던 접근성이 무장해제되면서 주가 상승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 일각에선 삼성전자 일평균 거래량이 1500만 주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배당 측면에서도 대국민 수혜로 이어져 개인투자자들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삼성전자는 꾸준히 배당을 큰 폭으로 늘려온 가운데 외국인이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을 가져갔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2020년까지 약 29조 원가량 배당을 늘리기로 이사회에서 의결한 바 있다. 이런 고배당 정책은 국내 개인투자자로 하여금 삼성전자 주식 투자에 보다 적극적으로 유인하게 만들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실적 또한 주가의 추가 상승에 무게를 더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유인책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실 액면분할만으로는 주가 부양에 한계가 있지만, 실적 상승이 뒷받침되는 액면분할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실적을 매출 252조4000억 원, 영업이익 65조5000억 원, 순이익은 50조5000억 원 등으로 전년보다 각각 5%, 22%, 20%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액면분할로 개인투자자들의 진입이 용이해진데다, 외국인 비중이 낮아지면 지배구조에 대한 위험도도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무리한 지배구조 변경이 불가능한 현 상황에서 액면분할은 최선의 선택”이라며 “향후 균형 잡힌 수급은 불확실성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국내 증시 사상 유래 없는 50대 1 분할이라는점과 향후 배당을 비롯한 주주 환원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거래대금 증가는 물론, 개인투자자들의 저변 확대와 이에 따른 긍정적 주가 영향이 가능할 것”이라고 낙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