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인공지능(AI)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음성 스피커를 활용해 단순히 음악 듣기나 뉴스확인을 넘어 금융, 쇼핑, 자동차 등 다양한 영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AI가 4차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만큼, 통신사들이 AI 기술을 통해 종합 ICT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기술 및 서비스 개발에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KT는 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신규 서비스 및 기술 발전 방향’을 통해 자동차·호텔 등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어린이 콘텐츠 확보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했다. 다음달에는 목소리로 결제하는 ‘생체인증(FIDO)’을 출시하는 등 가입자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다.
지난해 1월 출시한 기가지니는 출시 15개월 만에 가입자 80만 명을 돌파하면서 현재 국내 AI 1위 사업자다. KT는 그동안 아파트에 집중됐던 AI 서비스를 자동차, 호텔 등 다양한 생활공간으로 확대해 올해 가입자 150만 명을 달성, AI 대중화를 선도할 방침이다.
KT는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연내 집이나 사무실의 기가지니로 자동차를 제어할 수 있는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출시한다. 커넥티드카는 집에서 음성으로 차량 상태 확인은 물론 시동 걸기, 히터·에어컨 켜기, 도어락 및 비상등 제어가 가능한 서비스다. 앞으로 자동차에서 가정의 전등을 켜고 끄는 등 홈 IoT 기기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다음달에는 국내 특급호텔과 제휴를 맺고 AI를 바탕으로 호텔안내, 객실서비스, IoT제어, 다국어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AI컨시어지’ 서비스를 출시한다.
KT는 또 어린이 AI 콘텐츠를 대폭 늘린다. 이날 교육기업 대교와 함께 국내 최초 AI 동화 서비스 ‘소리동화’, ‘오디오북’을 출시했다. 창작, 전래, 역사, 과학 등 100여 편으로 구성돼있는 오디오 북은 연말까지 600여 편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AI 음성인식 기술 고도화에도 역량을 모은다. 여러 사람이 말해도 호출한 사람의 목소리만 식별할 수 있는 AI 기술을 개발해 올 하반기 적용할 예정이다. 다음달에는 국내 최초 AI스피커 기반 원거리 목소리 생체인증 기술을 적용해 목소리 결제 기능을 추가한다. KT는 AI테크센터 등 관련 부서 인력이 180여명인데 해외 로드쇼를 열어 딥러닝 등 AI 핵심 분야 전문가도 채용하는 등 지속적으로 인력을 확충할 방침이다.
2016년 9월 최초의 AI스피커 ‘누구(NUGU)’를 출시하면서 국내 시장에 첫 AI스피커를 도입한 SK텔레콤은 현재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 IPTV(인터넷TV) 셋톱박스와 ‘누구’를 연계해 서비스 하고 있다. 누구를 통해 매달 400만 명으로부터 1억 건이 넘는 대화량 데이터를 축적, 추후 신규 서비스에 적용할 계획이다. 200여 명 규모의 AI유닛·리서치센터 인력도 올해 대거 늘릴 계획이다. 실제로 카이스트(KAIST), 서울대학교 등 국내 주요 대학원 연구실을 찾아 수차례 채용설명회를 진행했다.
지난해 12월 시장에 뛰어든 LG유플러스는 네이버의 ‘클로바’를 ‘U+우리집 AI’에 탑재했다. 현재 시장 1위인 홈 IoT 사업과 연계해 고객유치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