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코스닥 벤처펀드의 균형 성장을 위한 운용규제 개선에 나선다. 사모펀드에 치중되어 있는 현 상황이 장기화되면, 벤처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한다는 본래의 취지가 퇴색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코스닥 벤처펀드 간담회’에서 “사모펀드는 CB(전환사채)와 BW(신주인수권부사채) 중심의 비상장 단계 초기 투자에 특화할 수 있도록 하고, 공모펀드는 공모주 중심의 상장 주식에 보다 원활히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공·사모펀드 간 균형 발전과 역할 분담을 도모할 빙ㅊ;ㅁ”이라고 밝혔다.
현재 사모 형태의 코스닥 벤처펀드에는 총 141개(지난달 26일 기준)가 설정돼 1조4233억 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코스닥 벤처펀드 총 설정액의 73.10%를 차지하는 규모다. 반면, 공모 형태의 코스닥 벤처펀드는 7개에 불과하며, 설정액도 5236억 원에 그쳤다. 코스닥 벤처펀드 특성상 펀드 자산의 15%가 신주에 투자돼야 하다 보니 공모펀드보다 상대적으로 벤처기업의 CB나 BW 투자가 자유로운 사모펀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자리에서는 공모펀드 성장의 가장 큰 장애물로 지적됐던 ‘신용평가 무등급 채권 편입 불가’에 대한 운용 규제를 개선키로 의견을 모았다. 공모펀드의 경우 투자자 보호를 위해 신용등급이 있는 CB와 BW등의 채권만 편입할 수 있는데, 앞으로는 적격기관투자자(QIB)에 등록된 무등급 CB, BW 등의 채권이라면 공모펀드 편입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QIB는 적격 투자기관만이 참여 가능한 준공모 시장이다.
또한 공모펀드가 소프트 클로징 후 신속하게 추가 펀드를 조성할 수 있도록 증권신고서 효력 발생 기간 15일에서 7일로 줄이고, 공모펀드에만 적용됐던 ‘단일종목에 대해 순자산의 10% 이내 투자’ 제한도 없애는 것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펀드 순자산을 고려한 공모주 30% 우선 배정방식 마련 △사모펀드의 장기투자 유도 △공모펀드에 대한 운용규제 개선 △공모펀드 소프트 클로징(잠정 판매중단) 후 신속한 추가 펀드 조성 지원 △공모펀드 신청물량 제한 관행 폐지 등의 방안이 논의됐다.
김나은 기자 better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