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남북정상회담 전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깜짝 10초 월경의 비하인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제안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김 위원장이 우리 측으로 넘어온 뒤 “지금 넘어가 볼까요”라며 문 대통령의 손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이는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역사적인 악수를 하면서 ‘(김 위원장이) 남측으로 오시는데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겠느냐’고 한 물음의 답이었다 .
윤 수석은 “(이런 이유로 문 대통령이) 예정에 없던 MDL을 넘어 북측에서 사진을 찍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윤 수석은 “문 대통령이 의장대 행렬에 김 위원장과 함께 걸어오면서 외국사람도 우리 전통 의장대를 좋아한다고 말했다”며 “오늘 의장대는 약식이라 아쉽다. 청와대에 오면 훨씬좋은 장면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초청하면 언제든 청와대에 가겠다”고 화답했다고 윤 수석은 설명했다.
또 예정에 없던 남북 공식 수행원들이 기념 사진을 찍은 것에은 문 대통령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김 위원장이 사열을 끝내고 양측 수행원과 악수를 나눈 뒤 “오늘 이자리에서 사열을 끝내고 돌아가야한는 분들이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한 답변이었다.
이어 평화의 집으로 이동한 뒤 김 위원장은 로비 전면에 걸린 민정기 화백의 북한산 그림을 보며 “이것은 어떤 기법으로 그린 것이냐”고 물었고 문 대통령은 “서양화인데 우리 동양적 기법으로 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9시48분 경 환담장에 입장해 나눈 대화에서는 문 대통령이 먼저 환담장 출입벽에 걸린 김중만 작가의 ‘훈민정음’이라는 작품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작품은 세종대왕 만드신 훈민정음 글씨 작업한 것으로 ‘서로 사맛디는’ 서로 통한다는 뜻”이라며 “글자의 미음은 문재인의 미음이고, 기억은 김 위원장의 기억”이라고 말했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웃으면서 “세부에까지 마음썼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어떻게 왔냐”고 물으니 김 위원장은 “개성을 통해서 왔다”면서 “문 대통령이 우리 때문에 NSC(국가안전보장회의)에 참석해 새벽잠을 설쳤다는데 새벽잠이 습관됐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 위원장께서 우리 특사단이 갔을 때 선제적으로 말씀을 주셔서 앞으로 발 뻗고 자겠다”고 화답을 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이 새벽잠을 설치지 않도록 내가 확인하겠다”며 “불과 200미터를 오면서 왜 멀리 보이고 어려웠을까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또 “오면서 보니 실향민들과 탈북자, 연평도 주민 등 언제 북한군의 포격이 날아오지 않을까 불안해하던 분들도 오늘 우리 만남에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을 봤다”며 “이 기회를 소중히 해 남북 사이에 상처가 치유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분단선이 높지도 않은데 많은 사람들이 밟고 지나다보면 없어지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다고 윤 수석은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