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 상반기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수정하는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과감하면서도 투명한 정책 결정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에너지정책 간 정합성 확보와 함께 통합적 정책목표 달성을 위한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부터 에너지전환 로드맵, 재생에너지 3020 이행 계획,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등을 연이어 발표하며 탈석탄 및 친환경 중심의 에너지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이러한 친환경 에너지 정책 방향을 반영해 정부는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기본 로드맵’의 수정 및 보완을 완료할 계획이다.
그러나 산업계에서는 에너지 전환과 관련해 국내 산업에 책임을 돌릴 경우 피해가 클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산업계와 학계 전문가들은 “기존의 로드맵과 수정하고자 하는 부분의 차이와 근거 자료 등을 이해당사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수정의 전제와 방법론 등에 있어 일관성이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하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탄소배출권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시장 불안이 가중되면서 어려움을 겪은 탓이다. 부담 규모를 변경하는 절차가 투명해야 하고 미리 알려줘야 기업들이 대비할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비용 분담과 관련해서도 정부의 명확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소희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은 “미세먼지 문제와 온실가스 감축을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가격 조정이 필요하며, 에너지 가격을 반영하지 않은 정책으로는 온실가스 감축이 어려울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 없이 에너지전환을 추진하겠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김창섭 가천대 교수도 “산업계의 비용 저감을 위한 낮은 에너지요금 정책이 과연 시장원리에 부합되는 것인지 혹은 산업경쟁력의 동기를 부여할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며 “동자부 시절 가전제품에 대한 효율등급제 시행과정에서 일부 반대에도 이를 시행해 기술혁신을 이룬 것처럼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에서도) 오히려 기업들에 낼 돈은 내도록 확실하게 해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할당대상 기업들은 부담이 과중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산업계 역시 적정한 수준에서 비용 부담에 나설 수 있으나 이는 산업 경쟁력을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완구 포스코에너지 기획지원본부 그룹장은 “에너지신산업 등 정부의지로 추진되는 정책의 감축량은 특정업종에 집중하지 말고 다양한 업종으로 감축부담을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