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 재무부가 이번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으며 인도를 관찰대상국에 추가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한국과 일본, 중국, 독일, 스위스, 인도 등을 교역촉진법상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미 재무부는 매년 4월과 10월 주요 교역 상대국의 환율조작 여부를 담은 보고서를 내놓는다. △대미 무역수지 흑자 200억 달러 이상 △경상수지 흑자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초과 △외환시장에서 달러 순매수 규모 GDP 대비 2%를 초과 등 세 가지 기준에 모두 해당하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 이 가운데 두 가지에 해당하면 관찰대상국에 오른다.
중국은 이 중 무역흑자 규정 한 가지에만 해당한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미국의 가장 큰 경제적 위협으로 언급하고 무역 전쟁을 선포하면서 환율조작국 지정으로 위안화 환율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무역 적자를 비판하면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공약했다.
미 재무부는 주요 교역 상대국이 지난해 하반기 통화조작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중국에 대해 “대미 무역 흑자가 3750억 달러(약 400조8750억 원)로 거액의 불균형을 바로잡는 데 진전이 없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보고서는 인도가 대미 무역 흑자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인도의 외환 매수액이 GDP의 2.2%인 560억 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미 재무부는 자유로운 무역과 공평한 상호 교역이 가능하도록, 또한 미국의 노동자와 기업이 세계와 경쟁하고 성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부당한 통화 관행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대처하면서 대규모 무역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과 개혁을 장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환율조작국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던 태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화살을 피했다. 앞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태국의 대미 무역 흑자가 지난해 처음으로 200억 달러를 넘었으며 최근 외환보유액이 급증했고 수출 중심 경제 구조로 인해 미 재무부의 기준 3가지를 모두 충족한다고 전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태국이 동남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미국의 감시 또는 제재 대상이 될 우려가 있다면서 태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경우 동남아의 수출 주도 경제 성장 시나리오가 무너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도 관찰대상국 지위를 유지한 가운데 오는 17~18일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일 정상회담에서 통상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면서 이번 환율보고서가 무역 불균형을 바로 잡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에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