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분리와 더불어 순환출자 고리 해소도 삼성이 해결해야 할 지배 구조상 문제점이다. 삼성은 현재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7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있다. 공정위가 8월 말까지 처분하도록 명령한 삼성SDI 보유 삼성물산 지분 404만 주(2.11%)을 기한 내에 처리해도 4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남는다. 삼성 측은 “순환출자에 대해서 시기나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진 않았지만, 원칙적으로 해소할 것”이란 입장이다.
주목할 점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4월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면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이 지주사로 가지 않는 한 현대차 방식을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삼성SDI·삼성화재가 삼성물산 지분을 전량 처분해 그룹 내 순환출자를 해소하고, 이를 최대주주가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삼성물산 최대 주주는 이재용 부회장(17.08% 보유)이다. 이들 지분은 금액이 많지 않고, 지분 매각에 따른 핵심 계열사의 지배력 변동이 없다는 점에서 이른 시일 내에 매각을 통한 순환출자 해소가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일부 또는 전부를 인수해 금산분리를 해결하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부회장 지분율이 높은 삼성물산을, 현대차그룹의 모비스처럼 지배회사로 둘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