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경기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설비투자가 올해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간 반도체 경기 호황에 따른 정보통신(IT) 중심 투자에서 벗어나 기계나 철강, 석유화학 등 다양한 분야로 투자가 확대될 조짐이라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는 또 작년 설비투자 실적(37.9%)을 넘어 선 것이다. 기업별 작년 실적과 올 계획을 비교해보면 지난해 설비투자를 확대한 업체의 58.8%가 올해도 확대를 계획하고 있었다. 2017년 설비투자를 축소했거나 전년 수준을 유지했던 업체중에서도 35% 정도가 금년 중 설비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업종별로는 IT와 기계장비, 조선 등에서 상대적으로 설비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의향이 많았다. 석유화학·정제와 자동차 및 철강 분야도 3분의 1 정도의 기업이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확대를 계획한 업체들의 확대사유를 보면 ‘기존설비 효율화(21.0%)’와 ‘유지·보수(18.7%)’가 가장 많았다. 다만 이는 전년 각각 22.5%와 23.1% 대비 줄어든 것이다. 반면 ‘선제적 투자(전년 8.5%→올해 13.0%)’는 상당폭 높아져 보수적 투자행태는 1년 전에 비해 완화됐다.
설비투자 축소를 계획한 업체들도 ‘내수부진(22.4%→21.3%)’과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26.7%→20.0%)’ 요인은 감소한 반면 ‘계획된 설비투자 완료(16.8%→21.3%)’는 전년에 비해 늘어 긍정적 신호를 줬다.
김현정 한은 지역협력실장은 “설비투자가 IT를 넘어 기계와 철강 석유화학 등 여러 산업으로 광범위하게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금년 중 설비투자가 양호한 수준으로 유지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대비 3.1% 성장해 2014년(3.3%) 이후 3년만에 3%대 성장률을 달성했다. 이중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장비 등을 중심으로 한 일반기계와 정밀기기 등을 중심으로 늘어 전년 마이너스(-)1.0%에서 14.6%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성장률에서 차지하는 설비투자 기여도는 1.2%포인트에 달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2월12일부터 3월7일까지 강남본부를 제외한 한은 15개 지역본부에서 지역내 대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했다.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128개(47.6%), 중소기업이 141개(52.4%) 업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