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34조 원에 육박하는 글로벌 디지털 사이니지(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잡기 위해 차세대 전략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이니지란 공공장소나 상업 공간에 설치되는 디스플레이로, 제 4의 스크린이라 불린다.
업계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회 ‘DSE(Digital Signage Expo) 2018’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참가한다. 앞서 두 업체는 지난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상업용 디스플레이 ‘ISE 2018’에도 참가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삼성전자는 2018년형 스마트 LED 사이니지 ‘IF-D’ 시리즈 3종과 2018년형 UHD 사이니지 ‘QM(450니트)’· ‘QB(350니트)’ 시리즈 2종을 공개한다. ‘IF-D’ 시리즈는 오목·볼록 디자인뿐 아니라 휘어진 S자 형태의 커브드 설계까지 가능하며, QM·QB 시리즈는 인텔리전트 화질 변환 기술을 새롭게 적용해 풀 HD 콘텐츠를 UHD급 화질로 자동 변환할 수 있다.
이 밖에도 1월 CES에서 공개한 ‘삼성 플립’을 전시해 본격적인 판매 확대에 나선다. ‘삼성 플립’은 컴퓨터·스마트폰·태블릿·노트북과 같은 IT 기기를 손쉽게 연결해 회의 자료와 결과를 주고받을 수 있는 회의용 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다.
LG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0.6㎜ 두께의 초슬림 베젤 비디오월, 4㎜ 이하 얇은 두께의 OLED사이니지 등을 선보인다. 비디오월의 북미시장 공개는 처음으로 베젤이 얇아 여러 개를 합쳐 큰 화면으로 확장해도 몰입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또 △투명한 디자인으로 관련 정보를 보면서 디스플레이 너머의 상품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투명 올레드 사이니지 △투명강화유리 양면에 OLED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인글라스 사이니지 △4㎜ 이하의 얇은 두께의 올레드 월페이퍼 등 다양한 사이니지 라인업을 공개한다. LG전자 역시 기업용 화상회의 솔루션인 4K UHD 화질의 인터랙티브 디지털 보드를 소개한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2014년 151억 달러(약 16조2000억 원)에서 올해 246억 달러(약 26조4000억 원)까지 성장했으며 2020년 314억 달러(약 34조 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이 12.9%에 달해 업계에서는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또 전 세계적으로 가전 및 TV시장 정체가 이어지면서 B2B(기업간거래) 사업영역으로 점차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는 것도 시장 집중의 이유로 꼽힌다.
글로벌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2009년부터 9년 연속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해 오고 있으며, LG전자는 2014년 일본 NEC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2위를 유지 중이다. LG전자는 OLED 사이니지를 내세워 삼성전자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구광모 정보디스플레이(ID) 사업부장이 오면서 글로벌 상업용 디스플레이시장에서 OLED 사이니지 수주를 늘리는 데 힘쓰고 있다. 그는 지난달 ‘ISE 2018’에 직접 참가해 사이니지 신제품을 직접 거래처들에 소개했다.
두 회사는 올해 모두 ‘마이크로LED’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마이크로LED는 백라이트나 컬러필터 없이 빛을 내는 마이크로미터(㎛) 단위 초소형 LED로 밝기·명암비·색재현력·블랙 표현이 기존 디스플레이보다 우수하며 크기와 형태 등에 제약이 없다. 삼성전자는 ‘ISE 2018’서 마이크로LED 사이니지 ‘더 월 프로페셔널’을 공개했으며, LG전자도 마이크로LED 사이니지를 하반기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