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회항’ 사건 이후 경영 일선에 물러났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경영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한진가 3남매의 승계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조현아 전 부사장과 조현민 진에어 부사장과의 역할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항공·호텔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조 전 부사장을 계열사 칼호텔네트워크 이사회에서 등기이사로 복귀시키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땅콩 회항’ 사건으로 대한항공 부사장을 비롯 칼호텔 등 한진그룹 내 모든 직급과 직책을 내려놓은 지 3년 4개월 만이다. 조 전 부사장은 현재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주주로만 남아 있다.
그동안 조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설은 수차례 제기됐으나 부정적인 여론 탓에 무산됐다. 그러나 지난해 말 12월 2심에서 항로변경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부담을 다소 덜게 됐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정해진 바는 아직 없다”면서도 “내부적으로 복귀 분위기가 무르익은 것은 사실”이라며 복귀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칼호텔 등기이사로 복귀가 유력한 만큼 조 전 부사장은 복귀 후 당초 예상대로 칼호텔네트워크 등 호텔 사업을 다시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조 전 부사장은 ‘땅콩회항’ 사건이 있기 전까지 대한항공에서 기내 서비스와 기내식을 책임지면서도 호텔 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그러나 조 전 부사장의 경영 공백기 동안 동생인 조현민 부사장이 호텔·관광계열을 맡아왔다는 점이 조 전 부사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조 부사장은 조 전 부사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하게 될 칼호텔네트워크 대표를 맡고 있기도 했다.
조 부사장뿐만 아니라 한때 경영권 승계 경쟁을 벌였던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도 조 전 부사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성공적으로 대한항공을 이끌며 그룹 내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다만 현재 이들 삼남매의 한진칼 지분 소유 구조(작년 9월 말 기준)를 살펴보면 조 사장이 2.34%, 조 전 부사장이 2.31%, 조 부사장 2.30%를 보유하고 있는 등 유의미한 지분율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조현민 부사장의 경우 진에어 상장에 성공하며 LCC에서 자리를 확실히 잡은 만큼 일부 자신이 맡고 있던 대표이사 자리를 조현아 전 부사장에 넘겨주는 등 일정 부분 역할 분담이 이뤄질 수 있다”며 “다만 조 전 부사장의 복귀와 관련해 여론이 아직 부정적인 만큼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현아 전 부사장의 복귀 소식이 전해지자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조 전 부사장 복귀와 관련한 조사를 요청하는 글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