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맥주, '500㎖ 1캔에 990원' 등장... ‘가성비’ 갖추며 공세 강화

입력 2018-03-26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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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저소득, 고물가의 ‘삼중고(三重苦) 시대’에 가성비를 무기로 ‘발포주’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500㎖ 1캔에 990원짜리 맥주까지 등장하는 등 수입맥주가 다양한 맛에 더해 ‘가성비’까지 갖추며 국내 맥주시장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26일 발포주는 일본의 장기 불황 시기인 1995년에 맥아 비율을 줄여 맥주보다 세금을 낮게 만들면서 등장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4월 하이트진로가 ‘필라이트’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필라이트 출시 이후 발포주는 지난해 5월 국산 맥주 상품군에서 매출이 7.6%에 불과했으나 8월과 9월에는 16%가량으로 높아졌고 올해 3월에는 15.2%를 차지했다. 롯데슈퍼에서도 발포주는 지난해 5월 국산 맥주 매출 중 2% 구성비를 차지하던 것에서 올 3월에는 13.2%로 크게 올랐다.

발포주의 인기는 무엇보다 국산 맥주 대비 40%가량 저렴한 가격과 일반 맥주 맛에 견주어도 손색없는 맛 등 가성비가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맥주의 경우 출고가에 주세 72%, 교육세 30%, 부가세 10%가 부과되지만 기타주류로 분류되는 발포주는 주세 30%, 교육세 30%, 부가세 10%가 부과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판매가 가능하다. 주류 1병의 출고가를 1000원으로 가정 시 맥주는 2222원이지만, 기타주류인 발포주는 1760원으로, 제조원가를 고려하면 발포주가 훨씬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될 수 있는 구조다.

또 기존 국산 브랜드 맥주와 맞먹는 수준의 발포주 매출 구성비는 일반 소비자들이 발포주를 맥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는 리큐르(KGB)를 맥주로 생각하거나, ‘순하리 처음처럼’이 소주로 소비되는 것과 비슷한 현상으로 풀이된다.

2014년 롯데마트 전체 맥주 중 27%가량을 차지하던 수입 맥주 매출 비중이 지속 높아지며 최근 절반에 육박(45.4%)하고 있는 것도 이런 가성비의 여파로 보인다. 수입 맥주가 차별화된 다양한 맛을 무기로 4캔에 1만 원, 6캔에 1만 원 등 행사를 지속 진행하며 가성비를 올렸기 때문이다.

롯데슈퍼는 가성비를 찾는 고객 수요를 고려해 오는 28일부터 스페인산 ‘라 에스빠뇰라(500㎖·캔)’를 발포주 가격 수준인 990원에 단독으로 선보인다. ‘라 에스빠뇰라’는 목 넘김이 부드럽고 청량감 특징인 스페인 맥주이나, 국내에서는 기타주류로 분류되며 알코올 도수는 4.5%다. 롯데마트도 29일부터 4월 11일까지 독일산 ‘펠트슐로센(500㎖·캔)’ 맥주 4종을 8캔에 1만 원에 판매하는 기획전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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