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대통령 개헌안과 관련해 “대한민국 헌법의 시작과 끝은 ‘국민’이다”며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선언하고 있고 헌법 제130조는 헌법개정안은 국민이 확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수석은 “‘촛불시민혁명’을 통해 대한민국의 주권자는 국민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대한민국 국민의 삶을 담을 수 있는 ‘국민개헌’으로 국민에게 화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새로운 헌법의 내용은 국민의 뜻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고 말해 국회의 개헌안 합의를 압박했다.
이날 청와대는 대통령 개헌안 중 선거제도 개혁과 정부 형태, 사법제도, 헌법재판제도 부분을 마지막으로 소개해 사흘간 이어진 대통령 개헌안 내용을 모두 공개했다.
이날 공개한 개헌안 주요 내용은 대통령 4년 연임제, 선거연령 18세 하향, 선거의 비례성 원칙 명시, 대통령 권한 분산과 국회 권한 강화, 대법원장의 인사권 분산과 절차적 통제 강화, 헌법재판소 재판관 구성 다양화 등이다.
먼저 청와대는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를 4년 연임제로 개헌하기로 했다. 조 수석은 “87년 개헌 시 5년 단임제를 채택한 것은 장기간 군사독재의 경험 때문이었다”며 “이제 책임정치를 구현하고 안정되게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 대통령 4년 연임제를 채택할 때가 됐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문 대통령의 장기집권을 위한 개헌이라는 주장에 대해 조 수석은 “4년 연임제로 개헌하더라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하고도 단호하게 말한다”며 “일각에서 마치 문재인 대통령이 4년 연임제의 적용을 받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명백한 거짓 주장이다”라고 해명했다.
실제 현행헌법 제128조는 “대통령의 임기연장이나 중임 변경에 관한 헌법개정은 이를 제안할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효력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 개헌안에도 이를 분명히 하고자 개헌안 부칙에 ‘개정 헌법 시행 당시의 대통령의 임기는 2022년 5월 9일까지 하고, 중임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아울러 조 수석은 “대통령 4년 연임제가 지금 채택되면 4년 후부터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함께 치를 수 있어 대통령과 지방정부가 함께 출범하고 총선이 중간평가 역할을 하게 된다”며 “대통령 임기 중 치르는 전국선거를 3번에서 2번으로 줄여 국력 낭비를 막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이 주장하는 국회 국무총리 선출·추천권과 관련해 조 수석은 “대통령제는 국민의 뜻이다”며 “국회에 국무총리 선출권을 주는 것은 ‘분권’이라는 이름 아래 변형된 의원내각제를 대통령제로 포장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여소야대 상황에서 대통령과 국회에서 선출 또는 추천한 총리가 정당을 달리한다면 이중권력 상태가 계속돼 국정 운영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국가 위기상황에서 대통령과 총리가 충돌할 경우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의 몫이다”고 부연했다.
특히 조 수석은 “선거제도 개혁, 정치개혁의 시작이다”며 이번 개헌안에 선거연령을 18세로 낮추기로 했다. 그는 “선거연령 하향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의 요구다”며 “2017년 1월에는 국회 행안위 법안심사소위를 만장일치로 통과하고도 결국 무산된 바 있다”고 역설했다.
이 밖에 대통령의 특별사면권 제한, 국회 예산심의권과 감사원 독립성 강화, 국회의원 선거의 비례성 강화 원칙 등을 담았다. 또 사법제도를 개선하고자 대법원장의 인사권을 분산하고 절차적 통제를 강화했으며 헌법재판소 재판관 구성을 ‘법관 자격’이 없어도 재판관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조 수석은 “이제 국회의 시간이다. 주권자인 국민의 뜻에 따라, 국회의 권한에 따라 대통령이 제안한 헌법개정안을 충분히 토론하고 검토해 주길 바란다”며 “필요하면 국회가 합의해 국회개헌안을 제출해 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