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근로시간 단축, 건설업 경쟁력 위한 보완책 마련돼야

입력 2018-03-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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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최은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최은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올 초 최저임금 상승에 이어 2월 28일 국회는 주당 근로 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한다는 근로 시간 단축안을 통과시켰다. 평일 40시간, 연장 근무 12시간으로 최대 52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근로 시간 단축 적용은 단계적으로 적용돼 먼저 300인 이상 사업장부터 오는 7월 1일 시행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러한 근로 시간 단축 적용에서 제외되는 특례 업종으로 5개(육상운송업· 수상운송업·항공운송업·기타운송서비스업·보건업)를 선정했는데 건설업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건설공사가 표준화된 기준 없이 경험에 의존한 공기 산정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근로 시간 단축은 건설 현장의 어려움을 크게 가중할 것으로 예측된다. 주당 근로 시간이 줄어들면 공사 기간이 연장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한 간접노무비 등이 증가해 공사비는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해외 건설 근로자들이다. 국내 건설사가 수주한 해외 건설공사의 대부분은 플랜트 공사로서, 입찰시 해외 발주기관들은 공사 기간을 시공사 선정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결국, 근로 시간 단축은 해외 공사 기간의 연장으로 이어져 기업의 수주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또한, 근로시간과 함께 보수도 줄어들면서 근로자가 해외 현장 근무를 기피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에 따라 현지 인력 고용이 늘어날 수 있는 셈이다.

따라서 건설업의 특성에 맞는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 즉, 건설 현장은 계절, 날씨 변화 및 숙련 인력 보유 정도 등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임을 감안해 주당 근로 시간이 아닌 탄력적 근로 시간의 적용을 도입해볼 만하다. 또한, 향후 발주되는 공사에서는 근로 시간 단축을 반영한 적정공사비 산정이 이뤄져야 하며, 현재 진행 중인 공사에 대해서는 회계 예규 실비 산정 기준의 보완을 통해 실제 증가하는 비용을 보전해주는 방안도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해외 건설 현장 근로자의 경우 근로 시간 단축 적용 제외 대상으로 분류해볼 필요도 있다.

근로 시간 단축이 근로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실행되는 제도이지만 자칫 산업에는 부작용을, 기업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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