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모두발언을 보니깐 6월에 여야합의로 개헌안 발의 로드맵을 제시했다”며 “그때 발의하면 실제 처리는 3개월 후여서 결국 지방선거 때 동시투표를 못 한다는 입장이어서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회 합의가 있기를 기다려왔는데 대통령에게 주어진 시간이 다 소진되도록 국회가 합의하지 못하고 있고 실제 논의가 진전된 느낌도 얻지 못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가 불가피한 결단이지만 개헌안 발의 이후에도 국회는 더 논의할 시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국회가 합의하고자만 들면 얼마든지 합의하고 지방선거 때 개헌할 수 있다”며 “대통령이 발의하고 나면 개헌 논의가 끝나는 것처럼 일각에서 주장하는데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히려 그것이 국회 개헌논의를 더 진전시키고 더 촉진시킬 수 있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의 선의를 이해해 줬으면 좋겠고 밀어붙이게 아니라 (국회에) 촉구하는 것이다”고 역설했다.
그동안 6월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이 최근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을 전제로 국민투표 시기를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바뀌는 것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간 국회는 개헌안 논의 과정에서 분권형 대통령제나 혼합형 대통령제 용어를 써왔는데 본질은 결국 의원내각제에 있다”며 “좋게 말해서 또 이원집정부제를 뜻하는 것이다”고 꼬집었다.
그는 “(의원내각제는) 국민이 생소하게 생각하는 낯선 개념이어서 호감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는지 분권형·혼합형으로 포장하고 있다”며 “국무총리를 국회에서 선출하거나 추천하겠다는 것도 본질적으로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법안 하나도 거부권 행사 쉽지 않은데 국회서 선출·추천하는 총리 후보를 대통이 거부할 수 없다고 본다”며 “그렇다면 결국 국회가 총리임명권 행사하겠다는 것인데 그것이야말로 이원집정부제 의원내각제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성토했다.
이 관계자는 “헌법학자들이 현 헌법 체제를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의 혼합형이라고 보고 있다”며 “그런데 국회 추천으로 하면 균형추를 국회로 옮기게 돼 3권분립 정신 질서를 위배하는 것이다”고 밝히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특히 그는 “최근 국회 논의돼온 개헌안 보면 총리 추천권을 비롯해 법안·예산·감사·인사권 모두 국회로 이관해 간다고 하는데 그것이야말로 의원내각제다”며 “이것은 국민 동의를 받기 어렵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여론조사 보면 우리 국민 절대다수가 현행 5년 단임제든 4년 연임제든 대통령제를 지지하고 있다”며 “국회는 국회 권한만 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국민 동의와 지지를 받기 어렵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그는 “국민을 위한 개헌 아니라 국회를 위한 개헌을 하자고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여지가 있다”며 “국민이 관심을 두고 있거나 국가적 발전을 위해 논의해야 할 사안들은 논의 안되고 개헌 시기나 국회 권한만 논의했던 것이 국회 현실이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