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지방선거] 서울시장, 與 박원순·박영선·우상호 ‘3파전’… ‘인물난’ 野에선 누가?

입력 2018-03-1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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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가 9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서울시민은 아직도 혼란스럽다. 여야는 각자의 사정으로 지방선거의 대표 격인 서울시장 후보군마저도 확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집권 여당이란 유리한 고지를 점한 더불어민주당은 당내 유력인사들의 출마가 이어졌지만, ‘미투 운동’ 파문으로 서울시장 후보 경쟁에 큰 변화가 생겼다. 반면 야권은 ‘인물난’에 빠져 제대로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장 선거는 여당의 ‘미투 운동’ 사후 대처와 야당의 후보 확정 이후 본격적인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與, 박원순·박영선·우상호 ‘3파전’… 정봉주 변수로= 애초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에는 6명의 예비후보가 나서면서 당내에서 우려할 만큼 과열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미투 운동’ 여파로 서울시장 경선에 나설 후보는 박원순 현 서울시장과 박영선·우상호 의원으로 좁혀지는 모양새다. 앞서 민병두·전현희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밝혔고, 성추행 의혹을 받는 정봉주 전 의원은 출마를 강행하더라도 복당 승인과 후보 자격 문제 등이 잇따를 전망이다.

현역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박 시장은 사실상 ‘3선’ 도전으로 마음을 굳히고 조만간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2일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아직 공식 발표는 안 했다”면서도 “(서울시장 출마) 마음은 정했는데 지난 6년간 서울의 혁신을 연속성 있게 이끌어 온 사람으로서, 또 문재인 정부의 성공에 책임이 있는 사람으로서 제게 주어진 소명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민들이 ‘좋은 정부 덕분에 내 삶이 바뀌었다’ 이렇게 느끼도록 하는 일이 결코 녹록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서울은 단절이 아니라 연결과 확장을 기반으로 진화를 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우 의원은 11일 당내 서울시장 후보 가운데 처음으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이른바 ‘86그룹’의 대표 격인 우 의원은 ‘친(親)문재인’ 프레임을 앞세워 민심 공략에 나섰다. 우 의원은 출마 선언문에서 “서울을 바꾸라는 촛불의 명령을 받들기 위해 ‘아침이 설레는 서울’을 만들기 위한 도전을 시작한다”며 “우상호는 한 번도 문재인 대통령과 다른 길을 가거나 공개 비판한 적이 없다. 문 대통령과 협력해 대한민국을 변화시킬 적임자”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 시장을 향해선 “도시정책의 새로운 발상을 실천하는 아이콘이었다”면서도 “주거·교통·일자리 등 근본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해 서울은 활력을 잃어가고 있고, 시민은 지쳐가고 있다”고 말해 본인이 차기 서울시장의 적임자임을 부각했다.

박 의원 역시 행사 참석 등으로 시민들과 접촉을 늘려가며 출마 시기를 18일께로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지난해 연말부터 ‘박영선, 서울을 걷는다’를 주제로 시민들을 만나 역사적 명소를 탐방하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민주당은 애초 당내 과열 조짐에 경선을 나눠 진행하는 ‘단계별 경선’을 도입했지만 잇따른 후보들의 낙마로 본경선 자체를 고민해야 할 처지다. 특히, 경선을 통해 국민적 관심을 끌겠다는 계획이 틀어졌고, 다른 후보의 낙마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존 후보들도 행보의 속도 조절에 나서 민주당에 쉽지 않은 상황이다.

◇野, ‘깜깜이’ 한국당·‘안철수 재등판 검토’ 바른미래당= 여당의 상황과는 달리 야당은 인물난에 빠졌다. 자유한국당은 복수의 인사에게 영입 의사를 전했지만 명확한 답은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미래당은 안철수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조율 중이지만 안 전 대표의 장고가 거듭되면서 현재까지 명확히 결정된 사항은 사실상 없다.

앞서 한국당은 홍정욱 전 의원의 서울시장 후보 영입 의사를 밝혔지만 본인이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불발됐다. 이후 한국당은 홍 전 의원을 비롯해 청·장년층 유력 사업가 등을 후보군에 놓고 접촉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병준 전 국민대 교수, 이석연 전 법제처장, 김정기 전 중국 상하이 총영사 등이 한국당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한국당의 이 같은 상황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후폭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당 상황과 이어진다. 아울러 여당의 후보가 먼저 결정된 이후 자당 후보를 공개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의 의미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바른미래당 역시 유력한 후보군이 눈에 띄지 않는 가운데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당 안팎에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의원 연찬회 의결 사항으로 안 전 대표의 조기복귀를 요청키로 했다. 지방선거 인물난과 부진한 지지율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백의종군을 선언한 안 전 대표의 조기복귀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또 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한국당과 ‘선거 연대론’이 거론되자 이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와 관련, 안 전 대표는 확답을 주지 않은 채 “고민해보겠다”는 입장만 거듭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애초 이달 초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귀국 이후에도 당과 거리를 두면서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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