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청원은 지난해 10월 대전의 한 아파트 단지 내 횡단보도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와 관련해 피해자 아버지가 1월 14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직접 게재한 것으로 한 달 만에 21만9395명이 청원에 참여했다. 당시 사고로 6살 딸이 자동차에 치여 숨졌지만 가해자는 사고 후 예정된 해외여행을 떠나는 등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어 피해자 부모의 분노를 샀다. 특히 도로외 구역이어서 ‘12대 중과실’을 적용받지 않아 처벌이 가볍다며 엄중한 처벌이 내려져야 한다는 게 청원의 내용이다. 실제 가해자는 1차 재판에서 금고 2년 형의 처벌을 받았다.
이에 대해 답변자로 나선 이철성 경찰청장은 “아파트 단지 내 통행로와 같은 ‘도로 외 구역’에서의 ‘보행자 보호 의무 부여’와 ‘사고 발생 시 처벌 강화’ 등 이번 청원의 방향에 공감한다”며 “‘도로 외 구역’에서도 보행자 발견 시 운전자에게 서행·일시정지 할 의무를 부여하는 ’보행자 보호 의무‘ 조항을 ‘도로교통법’에 신설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청장은 “‘도로 외 구역’ 등에서 ‘보행자 보호 의무’를 위반, 보행자가 다치는 교통사고를 낸 가해 운전자는 형사 처벌할 수 있도록 ‘교통사고처리특례법’ 개정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이번 사연의 경우 피해 어린이가 사망에 이르렀기 때문에, ‘12대 중과실’ 적용 여부와 관계없이 가해자에 대한 공소가 제기됐으며, 현재 재판 진행 중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청장은 “이번 청원의 취지는 아파트 단지 내 횡단보도와 같이 ‘도로’가 아닌 곳에서도 보행자에게 심각한 상해를 입힌 교통사고 발생 시, 일반 ‘도로’와 마찬가지로 운전자를 처벌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아파트 단지 내 통행로와 같이 ‘도로교통법’상 ‘도로’로 인정되지 않는 ‘도로 외 구역’에서 보행자가 상해를 입는 교통사고 발생 시, 가해 운전자를 처벌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법무부·국토부·경찰청 등 3개 기관이 함께 대책을 논의했다”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이 청장은 “‘도로 외 구역’에서 보행자를 우선 보호할 의무를 신설하는 방향으로 ‘도로교통법’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동시에, ‘도로교통법’적용을 받는 ‘도로’ 중에서도 ‘보행자‘ 발견 시 운전자에게 서행·일시정지 할 의무를 부여하는 ’보행자 우선도로’ 개념의 도입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청장은 “보행자 우선도로’ 도입이 필요한 사유가, “‘주택가 이면도로’ 및 ‘사유지 내 도로’ 등이 ‘도로 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행자 보호’에 미흡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청장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개정을 통해 피해 보행자와 합의하지 않은 가해 운전자만 선별적으로 형사 처벌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피해자와 합의했는지에 관계없이 모두 처벌한다면 전과자를 급격하게 양산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이철성 청장은 “다시는 이번 청원과 같은 안타까운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관련 정부 부처를 비롯해 국회와 힘을 모으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청와대는 20만 명의 추천을 받은 청원에 대해서 답변을 하고 있다. 이번 답변으로 15개의 청원에 대해 답변을 완료하게 됐다. 현재 ‘일베 사이트 폐쇄’, ‘경제민주화’, ‘연극인 이윤택씨 성폭력 철저 조사 촉구’ 등 4개의 청원이 답변 기준을 충족해 청와대는 답변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