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이틀째 하락하며 한달보름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도 5거래일연속 하락하며 1000원선이 무너졌다. 20여일만이다.
주말사이 북한과 미국 관련 소식들이 우호적으로 작용하면서 위험선호현상이 확산했다. 실제 주식시장에서 코스피가 1% 가량 상승했고, 외국인도 주식시장에서 매수세를 보였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나 무디스 등 주요 신용평가사들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올릴 수 있는 기대감도 커졌다. 아울러 모건스탠리 선진국지수인 MSCI에 국내 주식시장이 편입할 수 있다는 기대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1060원 밑에서는 당국이 강하게 개입했던 경험이 있어 추가 하락은 제한되는 분위기였다. 아울러 북·미간 정상회담 전에라도 돌발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계감도 가격에 반영되는 분위기였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우호적인 대외환경이지만 심리적 불안감은 남아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다음주 미 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정책결정회의가 예정돼 있는 경계감도 여전할 것으로 봤다. 이번주 1060원에서 1075원 사이 등락을 예상했다.
1065.5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개장가가 장중 최고가였다. 장중 최저가는 1063.0원으로 1월29일 1061.9원 이후 한달보름만에 가장 낮았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4.31원 떨어진 998.17원을 기록했다. 이는 2월21일 998.75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역외환율은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64.5/1065.0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4.45원 내렸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4.67포인트(1.00%) 오른 2484.12를, 코스닥은 18.47포인트(2.13%) 급등한 884.27을 기록했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1978억2800만원어치를, 코스닥시장에서 940억3700만원어치를 각각 매수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주말동안 들려온 북한관련 소식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많이 축소됐다. 코스피도 1% 정도 상승했고 외국인도 주식시장에서 순매수했다. 지정학적 리스크 축소로 향후 무디스나 S&P 등에서 한국 신용등급을 올릴수 있다거나 모간스탠리 인덱스에 편입될 가능성 등 기대감도 확산했다”며 “반면 1060원대 초반에서는 외환당국의 달러매수 개입 우려감에 추가하락이 저지됐다. 또 북한과 미국간 대화가 순조롭게 끝나지 않고 중간에 돌발변수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감안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외부환경은 원·달러를 하락시키는 요인들이다. 다만 심리적 불안감은 남아있어 당분간 1060원대는 지지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길게 보면 더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위험선호가 강화하면서 원·달러가 하락했다. 다만 FOMC를 앞두고 있고 달러·엔도 장중 낙폭을 줄임에 따라 원·달러 역시 추가하락은 제한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위험선호 분위기로 1060원 하향 테스트는 가능해 보인다”면서도 “FOMC를 앞두고 있고 미 통상관련 우려도 여전하다. 1050원대에선 당국 개입 경계감도 있다. 이번주 1060원에서 1075원 사이에서 등락할 듯 싶다”고 예측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13엔(0.12%) 떨어진 106.65엔을, 유로·달러는 0.0015달러(0.12%) 상승한 1.2320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