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5시께 서울 공덕동 서부지검에 모습을 드러낸 안 전 지사는 "국민 여러분 죄송하다. 잘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로 인해 상처를 입었을 많은 국민, 도민 여러분께 죄송하다. 아내와 아이들, 가족들에게도 많이 미안하다. 국민 여러분이 주셨던 많은 사랑과 격려도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그는 "추가 피해자 폭로를 어떻게 생각하시냐",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앞으로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답하고 검찰 조사실로 향했다.
안 전 지사는 이날 신형철 전 충남지사 비서실장을 통해 기자들에게 "하루라도 빨리 수사에 협조해 법의 처분을 받는 것이 상처받은 분들과 충남도민, 국민께 사죄드리는 길이라고 판단했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검찰은 피해자 조사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안 전 지사가 '기습 출석'해 당황해하는 모습이다. 검찰은 통상 고소인 조사와 증거 수집, 신문 준비 등을 걸쳐 피의자를 불러 조사한다. 때문에 안
전 지사가 혐의를 부인한다면 이후 다시 불러 조사할 가능성이 크다.
피해자 김모 씨는 지난 5일 성폭행 사실을 폭로한 뒤 다음 날 그를 고소했다. 검찰은 사건을 경찰에 넘기지 않고 직접 수사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 의사와 관할, 신속한 수사 필요서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지난 6~7일 이틀에 걸쳐 범행 장소로 지목된 오피스텔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수사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