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28일 발표한 분기 보고서 ‘마켓모니터’에 따르면 애플은 2017년 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매출액 50%를 차지했다. 아이폰X와 8시리즈의 판매량이 기대에 못 미쳤지만, 매출액 측면에서는 슈퍼 사이클을 이룰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11월 아이폰X와 8시리즈가 출시될 당시 아이폰 6/6플러스로 누렸던 이른바 ‘슈퍼 사이클’을 다시 이끌어 낼 것인가에 대해 의견이 엇갈렸다. 출시 직후 미국과 일본 시장에서는 연말 성수기에 힘입어 높은 판매 실적을 보였으나, 타지역에서는 그다지 판매량이 증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에서도 애플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하락한 바 있다.
판매량이 기대에 못 미쳤지만, 매출액 측면에서는 아이폰의 슈퍼 사이클을 보여주는 몇가지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X와 8시리즈의 높은 ASP(평균판매단가)로 2017년 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매출액의 약 50%를 기록했고, 북미시장에서는 75%, 유럽 57%등 여러 지역 역대 최고 수준의 매출액 점유율을 차지했다.
카운터포인트 닐 샤 연구원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스마트폰이 점차 디지털 생활의 핵심으로 잡으면서 아이폰에 대한 지불 비용 의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면서 “7억 명에 달하는 아이폰 사용자가 여전히 애플의 브랜드 및 디자인, 사용자 경험에 높은 충성도를 보이고 있어 높은 ASP에도 불구하고 애플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256GB의 메모리 용량 및 OLED 디스플레이 적용 등 고급 사양을 적용하며 고가 전략을 선택한 것도 애플의 매출액 증가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카운터포인트가 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아이폰X에 관한 수요조사에서 아이폰 사용자들은 높은 구매의사를 보여준 반면 안드로이드 사용자에게는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2018년 애플은 판매량 측면에서는 지난해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나, 매출액은 슈퍼 사이클을 이루며 최고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임수정 카운터포인트 연구원은 “애플 아이폰X가 매출액과 수익면에서는 성공했으나, 기대에 못 미치는 판매량을 기록한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경계의 시선을 보이고 있다”면서 “애플 생태계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의 판매량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따라 2018년 새로 출시되는 신모델의 가격 정책에 있어서 애플이 추가적인 가격 인상을 하기에는 많은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