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수사국(FBI)을 비난하며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물타기를 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지난 14일 미국 플로리다 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17명이 숨졌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3일 내내 총격 사건이 일어난 곳과 멀지 않은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머물며 10개가 넘는 트윗을 올렸다. 그중에는 FBI가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느라 총격 사건을 제대로 조사하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논란이 되고 있다.
트럼프는 “FBI가 플로리다 총격 사건 수사에서 많은 것을 놓쳤는데 이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FBI는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는 FBI가 총격 사건과 관련한 제보를 받고도 이를 놓쳤다는 점을 비판한 것이다. 또 “러시아의 대선 개입은 없었다”며 “FBI는 기본으로 돌아가 미국의 자랑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18일 오전 트윗에서 민주당이 러시아 스캔들을 이용해 힐러리 클린턴이 패배한 데 대한 변명 거리를 찾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의회 청문회와 사법 기관의 조사 등으로 미국이 혼란에 빠지는 게 러시아의 목표였다면 러시아는 성공한 것”이라고 비꼬았다.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트럼프는 누구든 선거에 개입했더라도 이는 자신의 대선 캠프와는 무관하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그는 트위터에 “러시아가 선거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말한 적은 없다”고 썼다.
트럼프가 총격 사건까지 끌어들여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압박하자 이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의 제프 가린 여론 여론조사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젊은이들은 사라지게 한 큰 비극을 기억하지 말라고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비난했다.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공화당의 존 카시 오하이오 주 주지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트위터는 부조리의 극치”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