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최대의 명절 설 연휴를 앞두고 있지만 건설업계는 대내외 경영환경 악화로 차분한 분위기다. 설 상여도 사라지는 추세일 뿐 아니라 CEO들도 해외 출장 대신 휴식을 택하고 있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들은 추석 정기 연휴 이외에 1~2일의 휴무를 주지만 상여금 등의 지급은 대부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SK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등은 연휴 전날인 14일부터 휴무에 들어가고 대우건설은 연휴 다음 날인 19일 쉬며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연휴를 보내게 된다. 하지만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연차를 소진해 쉴 수 있지만 회사 차원은 휴무는 없다.
추가 휴무를 주는 건설사들도 대부분 집단 연차를 사용하는 것으로서 이는 최근 몇 년 동안 해외시장에서의 손실이 커지며 연차 사용을 권고해 수당 등으로 나가는 비용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것이 건설업계의 중론이다.
여기에 최근 대부분의 회사들이 연봉제로 전환하며 예전 호황기때 수백만원에 달했던 상여금, 일명 ‘떡값’도 사라지는 추세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계열사 인터넷 쇼핑몰에서 사용할 수 있는 10만원 상당의 사이버 머니를 지급하고 범 현대가인 현대산업개발도 11만원 상당의 아이파크몰 온라인상품권을 지급한다. SK건설은 지난 해까지 설과 추석에 상여금이 있었지만 올해부터 연봉기준이 바뀌어 총 연봉에 상여금이 포함되도록 조정했다.
반면 GS건설과 삼성물산은 매달 받는 월급 수준의 상여금이 지급되며 한화건설은 설 차례비 30만원이 나올 예정이다.
무엇보다 건설업계에서 달라진 부분은 CEO들의 일정이다. 예년 해외건설이 호황이던 시절에는 대형건설사 CEO들의 경우 명절에도 해외출장길에 나서 해외현장을 둘러보고 직원들을 격려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대형건설사 CEO들은 대부분 명절을 가족들과 보내면서 재충전과 함께 올해 남은 사업구상을 한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최광호 한화건설 사장만 사우디아라비아로 출장을 계획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해외건설의 부진과 정부의 압박으로 인한 국내시장도 침체 가능성이 높아 올해 사업계획도 잡지 못할 정도로 국.내외 건설업계 사정이 여의치 않다”며 “설 연휴가 지나면 국내 분양과 함께 해외 사업의 수주 행보도 본격적인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