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공개(IPO)시장 훈풍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지만, 공모주 펀드는 수익률 저하 우려에 긴장하고 있다. 그간 공모주 펀드 등에 배정됐던 기관투자자 물량의 절반이 ‘코스닥 벤처 펀드’에 옮겨 가게 되면서 당장 공모주 물량 확보가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마저 나온다.
공모주 펀드는 지난해 IPO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양호한 성과를 보였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 공모주 펀드의 지난 1년간 평균 수익률은 5.11%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24.73%)에 한참 뒤처지기는 하나, 국내 채권형 펀드(0.91%)보다는 높은 수익률이다. 전문가들은 IPO시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흥행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공모주 펀드는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는 펀드로 보통 주식 비중(공모주 포함)이 10~30%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채권에 투자하는 특성을 지닌다. 이 때문에 공모주 투자 성과에 따라 채권형 펀드 수익률을 앞지르기도, 밑돌기도 한다. 공모주를 펀드에 얼마나 편입하느냐도 수익률 향방을 결정짓는 요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코스닥 벤처 펀드 활성화 정책으로 인한 공모주 우선 배정 비중 변화가 기존의 공모주 펀드의 수익률을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1일 코스닥 및 벤처기업 육성 정책의 하나로 ‘벤처기업투자신탁 활성화’ 방안을 공개했다. ‘코스닥 벤처 펀드’라 불리는 벤처기업투자신탁은 펀드 자산의 50% 이상을 벤처기업 신주에 투자·운용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에 운용 규제를 완화해 벤처기업 신주에 투자하는 비중을 50%에서 15%로 완화하는 대신 벤처기업 또는 벤처기업 해제 후 7년 이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중소·중견기업 신주·구주에 35% 투자하도록 했다.
정부는 이 펀드의 육성을 위해 개인투자자에게는 1인당 3000만 원까지 소득 공제 10% 혜택을 부여하고 코스닥 기업 투자 비중이 50% 이상인 코스닥 벤처 펀드에 코스닥 공모주 물량의 30%를 우선 배정하는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기존 공모주 배정 비중은 우리사주와 일반 투자자들이 각각 20%, 하이일드펀드는 10%, 기관은 50%였다.
그러나 코스닥 벤처 펀드 육성 정책으로 기관에 배정됐던 50% 중 30%가 코스닥 벤처 펀드로 옮겨가게 됐다. 공모주 펀드는 하이일드펀드나 기관투자자에 할당된 물량을 받으며 규모와 수익을 높였다. 하지만 코스닥 벤처 펀드 활성화 정책으로 기관이 받는 물량이 줄어들면서 공모주 펀드 수익률에 대한 우려가 커지게 됐다.코스닥 벤처 펀드 활성화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자산운용 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벤처기업 신주 투자 비중을 15%로 줄여줬지만, 운용사 입장에서는 15%를 맞추는 것도 힘들다”면서 “새로운 펀드(코스닥 벤처 펀드) 활성화가 사실상 어려울뿐더러 새로운 펀드를 키우자고 기존 펀드까지 수익률을 떨어트리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