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기획 호텔 우먼파워] “고객이 체감하는 진심 어린 서비스…경쟁시대 살아남는 법”

입력 2018-01-2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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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림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강남 총지배인, 여성 인력 중시하는 조직문화에 18년간 한곳에…호텔리어, 직관적 순발력 필요

▲김경림 이비스스타일 앰배서더 강남 총지배인이 5일 서울 강남구 이비스스타일 앰버서더 강남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동근 기자 foto@
▲김경림 이비스스타일 앰배서더 강남 총지배인이 5일 서울 강남구 이비스스타일 앰버서더 강남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동근 기자 foto@

지난해 12월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강남에 새로 부임한 김경림 총지배인은 18년간 아코르 앰배서더 호텔 그룹에서 줄곧 근무해왔다. 2000년 노보텔 앰배서더 독산에서 식음료부 업무를 시작했던 김 지배인은 18년 중 14년을 판촉 부서에서 근무한 세일즈 베테랑으로 유명하다. 다년간의 판촉팀장 경험을 통해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강남을 비즈니스 호텔업계의 리딩 플레이어로 키워 나가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판촉 실습이 맺어준 인연 = 대학에서 관광경영학을 전공한 그가 호텔업계에 몸담게 된 것은 1994년 프라다 호텔의 판촉 실습 영향이 크다. 당시 세일즈마케팅 부서에서 경험을 쌓던 김 지배인은 자신을 이끌어 준 한 여자 선배를 기억했다. 김 지배인은 “당시엔 직원 대부분이 남자였다. 특히 세일즈는 더욱 그랬다”며 “그중 한 분이 여성이었는데 내가 실습생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현장에 데리고 다니면서 거래처 방문 등 세일즈 마케팅 역할을 제대로 보여줬다”고 회상했다. 그 덕분에 김 지배인은 관련 업무를 평생 해도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김 지배인은 이후 18년이란 기간을 아코르 앰배서더에서만 보냈다. 이직이 잦은 호텔업 특성상 그의 이력은 특별했는데, 거기엔 이유가 있었다. 김 지배인은 자신의 능력과 더불어 조직의 문화가 뒷받침돼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엔 한국 여성이 총지배인이 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면서도 “아코르와 앰배서더의 합작회사인 이 호텔 체인이 갖는 정책 중 하나가 바로 로컬 인재 양성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여성 인력 확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직 문화 덕분에 김 지배인은 연봉 등 다른 혜택과 무관하게 지금의 호텔에 남게 됐다. 꿈을 갖고 열심히 하면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신념이 꿈을 이루게 한 것이다.

그런 김 지배인이 14년간의 세일즈 업무를 이어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바로 외부 환경이었다. 김 지배인은 평소에도 국제 뉴스에 귀 기울여야 한다면서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을 예로 들었다. 그는 “아코르 그룹이 프랑스 체인이다 보니 여기에 익숙한 유럽 고객들이 호텔을 많이 방문한다. 그런데 아이슬란드 화산이 터지면 (방문 예정인) 유럽 고객들이 비행기를 타지 못하게 되고 이런 것들이 외부 환경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의 외부 환경 영향은 세일즈 팀이 아무리 잘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기 때문에 가장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평소 임직원들에게 준비된 자세를 강조해온 김 지배인은 이럴 경우를 대비해 차선책들을 마련해왔다. 그는 “메르스 등으로 인해 외국 손님들의 예약이 취소될 때가 있다. 이럴 경우엔 국내 고객들이 투숙할 수 있도록 발빠르게 로컬 패키지로 전환해야 한다”며 “사드의 경우도 홍콩이나 대만, 인도네시아 등으로 다각화를 주도해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방안을 모색한다”고 답했다.

◇과장이 끝이던 시절에서 임원을 꿈꾸는 현재로 = 김 지배인은 여성 호텔리어의 장점에 대해 ‘정치적이지 않은 모습’을 언급했다. 비단 호텔업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는 그는 “대체로 여성 직장인들은 높이 승진하고 누굴 밟고 올라가려 하기보다는 맡은 일을 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책임의식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 덕분에 흔히 직장생활에서 보이는 ‘라인 타기’와 같은 시간 낭비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세심한 배려를 여성의 강점으로 들었다. 호텔업 특성상 청결한 환경 속에서 음식 체크와 접대 등이 중요한데, 여기서 필요한 디테일이 아무래도 여성의 장점으로 부각하기 쉽다.

과거엔 결혼 후 육아가 경력 연장의 걸림돌이었다. 24시간 365일 현장이 돌아가는 호텔 특성상 출산을 겪은 여직원들은 육아에 대한 책임감으로 하나둘 떠나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근무환경이 조금씩 개선돼 일과 가정을 병행하는 인원이 늘어나자 자연스레 승진 인력도 늘었다는 것이 김 지배인의 설명이다. 그는 “예전에 비해 여성 인력 풀이 전반적으로 늘면서 여성 임원에 대한 후보군도 많아졌다”며 “과거 과장 정도만 진급하면 결혼 후 그만두던 상황과 달리 이제는 차장, 부장, 그리고 임원으로 오를 기회가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앰배서더 호텔그룹은 2011년 국내 1호 여성 총지배인을 배출한 곳이자 국내에 총 4명의 여성 총지배인을 보유한 것으로 유명하다. 타 기업에 비해 유리천장이 낮은 이유를 묻자 김 지배인은 “결국 최고경영진의 열린 사고가 중요하다고 본다”며 “과거엔 오너들이 총지배인을 승인할 당시 성별과 나이를 기준 삼는 경우도 있었지만 서정호 회장은 그런 의심을 갖지 않는 것 같다”고 답했다.

◇손님들은 눈빛만 보고도 진심인지 알 수 있어 = 김 지배인은 호텔 업무에서 리더의 역할에 대해 무겁거나 어마어마한 모습이라고 소개하지 않는다. 오히려 순간순간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경영의 시각에서 매출을 만들고 그에 따른 전략을 갖추고 있지만 일상에서는 직감적인 결론을 내고 행동으로 취할 때가 많다. 그때 그때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빠른 결정이 호텔리어로서는 강점이 된다.”

이와 함께 고객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김 지배인은 “항상 고객들이 진심을 담은 환영을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우리가 진심을 다한다 해도 그들이 못 느끼면 안 된다. 그것이 소통”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이것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비즈니스 호텔 경쟁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사람은 눈빛을 보면 이게 의례적인 건지 진심을 담은 건지 다 알 수 있다”며 “비즈니스 호텔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진심을 담은 환영과 서비스가 차별화를 좌우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월 초 시무식에서 김 지배인은 ‘점프 업(Jump Up) 2018’이라는 슬로건을 임직원들에게 제시했다. △기업 이윤 △고객 만족 △직원들의 잠재 능력을 키우자는 것이다. 그중에서 특히 직원들의 잠재 능력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비즈니스 호텔이지만 5성급 호텔을 지원할 수 있을 만큼의 전문인재를 양성할 것”이라며 “소믈리에나 바리스타, 주조기능사 등 5성급에서도 많지 않은 인재들을 키워내고 다국어 구사자 양성에도 더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자신을 호텔업으로 인도했던 여자 선배와 유리천장을 낮춰준 최고경영자 등으로부터 얻은 혜택을 임직원들에게 돌려주겠다는 것이 김 지배인이의 자세다. 그는 “앞으로 비즈니스 호텔의 효시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나아가겠다”며 “수익성과 고객만족을 동시에 할 수 있는 호텔을 만드는 것이 최우선의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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