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5개 자치단체 금고지기 유치 경쟁...서울시 우리ㆍ신한 '2파전'

입력 2018-01-2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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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금고 선정 지자체 예산 53조6000억...인천시, 하나ㆍ우리ㆍ농협은행 경쟁

올해 금고 계약이 만료되는 광역자치단체는 서울시(31.8조 원), 인천시(8.9조 원), 전라북도(6.4조 원), 제주시(5조 원), 세종시(1.5조 원) 등 5곳으로 이들이 관리하는 예산만 총 53조6000억 원이다.

금고를 관리하는 은행이 되면 지자체의 세입금 수납과 세출금 지급 등 세금 관련 업무를 전담하게 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출연금 과다 지출로 금고 업무 자체로는 수익이 크지 않지만 은행 홍보 효과와 공무원 등 우량 고객 확보에 도움돼 치열하게 유치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서울시금고, 우리은행 독점 논란 = 서울시를 제외한 16곳 광역지자체는 금고가 2개로 운영된다. 대체로 1금고는 일반회계를, 2금고는 특별회계와 기금에 대한 관리를 맡는다. 반면 서울시만 단일금고로, 은행 1곳(우리은행)에만 금고관리를 맡기고 있다.

서울시는 그간 자금관리의 효율성과 시민 편익 등을 위해 단수금고로 시 예산 업무를 운영해왔다. 서울시 재무국 관계자는 “자금관리가 효율적이라는 판단 하에 그동안 단수금고만으로 유지한 것”이라며 “다른 지자체가 복수 금고로 하는 것은 지역경기 활성화 등의 이유로 지방은행에 별도로 금고를 내주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25개 구청이 나머지 16곳 지자체와는 달리 ‘이택스(Etax)’라는 별도의 세금납부 시스템으로 움직인다는 점도 단수금고가 지속돼 온 주된 이유다. 서울시와 구청은 세금 관련 전산업무가 이택스를 통해 이뤄지는데, 이 시스템을 개발, 관리하는 곳이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은 이택스를 운영해본 경험이 없는 데다 이들이 시금고를 맡게 되면 새롭게 전산망을 깔고 투자를 해야 하는데, 이에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며 “이는 정부가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는 전산 중복 투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시와 산하 구청 모두 이택스로 연결돼 있는 만큼 서울시가 복수금고로 되면, 구청도 복수금고로 바뀔 수밖에 없어 그 과정에서 고객 혼란이 벌어진다는 것이 우리은행 측 설명이다. 다만, 단수금고에선 금고 1곳이 전산상 문제가 생겼을 때 다른 금고로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일각에선 준비없이 다른 사업자가 서울시금고에 선정되면, 신한은행이 구금고를 관리하는 ‘용산구 사례’가 재연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용산구는 서울시 25개 구청 중 유일하게 우리은행이 아닌 금융기관이 금고를 맡고 있다. 한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신한은행이 용산구금고 입찰 당시에 별도 전산망을 구축하는 데 실패하면서 우리은행이 이택스 망을 빌려주고 신한은행·용산구·서울시로부터 수억 원의 대행수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업계는 서울시금고를 따내기 위한 싸움은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간 2파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은 1915년부터 103년간 서울시금고를 운영해온 강자로 꼽힌다. 신한은행은 이번 서울시금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경찰공무원 대출(참수리대출)사업권과 국민연금 주거래은행을 각각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에 뺏겼기 때문이다. 새로운 사업자는 내년 1월1일부터 2022년 12월31일까지 4년간 서울시금고를 운영하게 된다.

◇9조 원 규모 인천시금고 올해 최대 격전지 = 9조 원 규모의 인천시금고에는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농협은행이 적극 공략하고 있다. 특히 하나은행은 지난해 6월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통합데이터센터를 설립하면서 일찌감치 인천시금고 공략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2008년부터 10년째 1금고를 맡고 있지만, 기관영업력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데다, 어느 때보다 경쟁 은행들이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어 수성이 힘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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