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프가드 후폭풍 가시화…“LG전자, 미국 소매업계에 가격인상 통보”

입력 2018-01-2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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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세탁기·건조기 가격 대략 50달러 오를 것”…미국 소비자만 피해 보게 돼

▲LG전자 창원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세탁기를 조립하고 있다. 블룸버그
▲LG전자 창원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세탁기를 조립하고 있다. 블룸버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이프가드 발동에 따른 후폭풍이 가시화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수입 세탁기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LG전자가 현지 소매업체들에 세탁기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통보했다고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가 입수한 메모에 따르면 토머스 윤 LG전자 미주법인 지역가전사업 부문 대표는 “무역 여건(세이프가드)에 우리는 가격 책정 조치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곧 별도의 통지를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인상 시기와 그 폭은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LG가 일부 세탁기와 건조기 모델에 대해 가격을 대략적으로 50달러(약 5만3250원) 인상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보다 더 큰 인상폭을 예상하는 전문가도 있다. IHS마르키트의 디네시 키타니 가전 담당 애널리스트는 “세탁기와 건조기는 일반적으로 같이 팔리고 있어 두 기기 가격이 인상될 것임은 분명하다. 소비자들은 가격이 15~20% 오르는 것을 준비해야 한다”며 “금액상으로는 세탁기 가격이 지금보다 70~100달러 더 비싸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는 세이프가드 발동 첫해 수입 세탁기에 대해 120만 대 이하 물량은 20%, 초과물량은 50%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기로 했다.

LG전자 대변인은 윤 대표가 메모를 보냈다는 사실은 확인했지만 인상폭과 시기 등 세부 사항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의 조치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권고한 벌금보다 더 혹독한 것이어서 우리는 일부 조정을 하고 있다”며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리서치 업체 스티븐슨컴퍼니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미국 세탁기 시장에서 18% 점유율을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세이프가드가 결국 미국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지는 셈이라고 트럼프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세이프가드로 가장 큰 혜택을 보게 될 현지업체 월풀이 세탁기 가격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동안 경쟁 격화에 자제했던 인상 정책을 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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