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 간판' 정현(22·세계랭킹 58위)이 그랜드슬램 4강에 진출하며 한국 테니스 역사의 새 페이지를 장식했다.
정현은 24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테니스 샌드그렌과의 8강전을 3-0(6-4 7-6<7-5> 6-3)으로 승리했다.
정현은 1세트 1-1에서 먼저 브레이크에 성공했다. 2-1로 앞선 정현은 이어진 서비스 게임을 지키며 3-1로 점수차를 벌렸다. 정현은 4-3까지 추격당했으나 이후 서브게임을 지켜가며 결국 1세트를 6-4로 따냈다.
2세트 샌드그렌의 서브와 포핸드가 살아나면서 정현은 다소 위기에 몰렸다. 샌드그렌의 강력한 포핸드에 정현은 실수를 연발하며 3-5로 끌려갔지만 강한 정신력과 뒷심이 발휘됐다. 정현은 차차 범실을 줄여가며 5-5로 추격했다. 정현은 백핸드와 포핸드 패싱샷으로 6-6 타이브레이크를 만들어냈고, 타이브레이크에서 7-5로 승리하며 2세트도 가져왔다.
3세트는 다소 질긴 경기가 이어졌다. 정현은 3세트 첫 게임에서 선취점을 올렸으나 샌드그렌은 곧바로 응수했다. 듀스 끝에 정현은 점수를 내 2-1로 앞서갔다. 이후 네 차례의 듀스 끝에 샌드그렌은 더블 폴트를 범했고 정현은 3-1로 앞섰다. 정현은 더욱 기세를 몰아 5-2로 달아났다. 정현이 한 점만 내면 운명이 결정되는 상황. 하지만 경기는 듀스까지 이어졌고 샌드그렌이 점수를 가져가 5-3으로 격차가 좁혀졌다.
정현은 연달아 3포인트를 내며 매치 포인트 상황을 만들었다. 그러나 샌드그렌에게 또다시 3포인트를 허용하며 듀스가 이어졌다. 듀스가 4차례 이어지고, 한 경기 31번의 랠리가 연출되는 등 정현과 샌드그렌의 집착이 불타올랐다. 공방 끝에 결국 정현은 강력한 스트로크를 날려 6-3으로 3세트까지 따냈다. 정현은 3세트 연승으로 샌드그렌을 완파한 것.
정현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아직 끝난 게 아니다. 금요일에 봬요"라며 현지 팬은 물론 국내 팬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로써 정현은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 대회 4강에 올랐다. 1981년 US오픈 여자단식 이덕희, 2000년과 2007년 US오픈 남자단식 이형택의 16강 진출이 종전 최고 기록이었다.
정현은 26일 '2018 호주오픈' 남자단식 4강에서 로저 페더러(37·세계랭킹 2위)-토마시 베르디흐(33·세계랭킹 20위)의 승자와 대결을 벌인다.
한편 이날 경기에는 호주 테니스의 전설 로드 레이버가 등장해 관중들의 기립 박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