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한류에 편승하기보다 장학사업, 현지 인력 확대 등 그들에게 좀 더 친근한 기업 이미지를 준다면 현지화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2016년 베트남에 법인을 설립한 하이트진로는 2년 만인 올 1월 호찌민에 지사를 설립하고 연내 진로포차 2호점을 계획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해외법인이 지사를 설립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하이트진로는 교민 위주의 시장에서 현지인 시장으로 탈바꿈하고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안주현 베트남 법인장은 “하이트진로베트남은 베트남 교민 시장뿐 아니라 베트남 현지인들이 우리 제품을 찾을 수 있도록 유통망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가 베트남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안 법인장은 “베트남은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7%에 달하며 인구 1억 명의 평균 연령이 28~29세인 젊고 성장 가능성이 큰 국가”라며 “경제성장과 인구 기반, 주류시장 현황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인도차이나 벨트 내 집중 공략 국가로 베트남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안 법인장은 이어 “베트남 소비자들은 한국 기업들의 현지 투자와 일자리 제공 등에 큰 호감을 갖고 있으며 이를 통해 K-팝, 화장품, 식품 등에 대한 신뢰와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하노이에 정식 오픈한 진로포차 1호점은 하이트진로가 해외에 처음으로 문을 연 주류 전문매장이다. 한국식 실내포차를 모티브로 한 진로포차는 소주 브랜드 매장의 특색을 살리면서 매장 한쪽에 설치한 무대에서는 주말마다 소규모 밴드 연주 및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참이슬 콘테스트 등 다양한 행사를 꾸며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안 법인장은 “즐길거리 덕분인지 주말을 비롯해 매장을 찾는 손님이 늘면서 현지 페이스북이나 유명 맛집 소개 사이트에 게재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베트남의 지난해 상반기 매출은 293만 달러(약 31억3700만 원)로 2016년 연간 매출액인 252만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진로포차의 운영 기간이 짧은 탓에 매출을 논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안 법인장은 법인 설립 이후 시장에서 매년 50% 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다고 답했다.
베트남 소비자들도 국내 소비자들과 소비 패턴이 유사하다. 남성 소비자들에겐 소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참이슬(현지명 JINRO SOJU)이, 젊은 여성과 술이 약한 젊은 남성들 사이에선 자몽에이슬(현지명 JINRO BUOI)과 청포도에이슬(현지명 JINRO NHO)의 선호도가 증가하는 추세다.
다만 베트남 시장의 경우 현지화 공략을 하는 데 있어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고 안 법인장은 말했다. 그는 “베트남은 주류에 대한 규제가 매우 강하다. 특히 알코올 도수 15% 이상 되는 주류는 모든 매체 광고가 불가능하며 최근에는 식당 내 포스터 부착까지도 단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하이트진로 측은 SNS나 소비자 접점 홍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안 법인장은 “2017년에는 현지 연예인을 섭외해 페이스북에 동영상 광고를 진행했으며 업소에서는 홍보 담당자를 다수 운영하는 등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위한 다채로운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는 베트남을 비롯해 필리핀과 캄보디아 등 인도차이나반도에서 소주 시장 구축에 나선 상태다.하이트진로의 동남아시아 소주 판매는 2015년 490만 달러 규모였으나 소주 세계화를 선포한 2016년은 600만 달러, 2017년은 880만 달러로 3년 만에 180%가량 성장했다. 안 법인장은 “성장잠재력이 높은 동남아 시장은 소주 세계화의 시작점”이라며 “다양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대한민국 주류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