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다고 일본 언론들이 여러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24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평창올림픽 개막식 참석차 한국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일본군의 종군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2015년말 한일 협정 이행을 요구할 방침이다.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는 북한에 대한 대응도 협의 대상이다.
앞서 우리정부는 아베 총리에게 평창올림픽에 참석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국회 일정을 보면서 검토하겠다”고 판단을 유보해왔다. 그러다가 갑작스레 참석을 결정한 건 2020년 열리는 도쿄올림픽·패럴림픽에 한국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계에서는 한일 위안부 협정 탓에 부정적인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스포츠와 정치 문제를 분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아베 총리가 평창올림픽에 참석해야 도쿄올림픽 때 한국의 협력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번 방한에 스즈키 슌이치 일본 올림픽장관이 동행하는 이유다.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과 회담에서 일본이 한일 합의를 이행해 온 경위를 재차 설명하고 한국 측에 합의를 지킬 것을 강력히 촉구할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안부에 대한 사죄 등 한국 정부 측이 기대하는 추가 조치도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한미일 3국이 연계해 대북 압박을 극대화한다는 정책을 확인할 의향이다. 한국은 평창 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에 미국과의 합동 군사 훈련을 중지할 방침이다. 아베 총리는 올림픽을 계기로 안이한 대화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게 쐐기를 박을 목적도 있는 것 같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