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만들어지는 새로운 통합주가지수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850을 돌파하며 코스닥이 16년 만에 최고치를 쓴 가운데, 증권업계가 신(新)통합지수 개발 소식에 한껏 부풀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은 다음 달 5일 발표되는 코스피ㆍ코스닥 통합주가지수인 ‘KRX300(코리아익스체인지 300)’과 연계한 상장지수펀드(ETF) 및 상장지수증권(ETN) 상품 준비에 일제히 착수할 방침이다.
통합주가지수는 지난 2005년 ‘KRX100’이 선보인 바 있다. 하지만, 의미가 없을 정도로 낮은 코스닥 비중(종목 기준 2%)으로, 이후 등장한 ‘코스피200’, ‘코스닥150’에 밀려 거의 활용되지 못했다.
KRX300은 코스닥 활성화라는 취지에 맞춰 코스닥 비중을 크게 높인 것이 특징이다. 유가 및 코스닥에서 각각 232종목, 68종목이 선정됐다. 코스닥의 비중은 종목 기준으로 23%, 시총 기준으로는 6.5%가량이 된 셈이다. 아울러 수익률은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지수의 중간 정도를 유지할 방침이다. 코스피200과 경합 관계에 놓이지 않으면서, 연기금이 벤치마크(BM)지수로 쓸 수 있는 투자 매력을 담보하도록 설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승범 한국거래소 인덱스사업부장은 “지수 편입종목 산출 기준인 시가총액, 거래대금, 유동비율, 재무요건 등을 고려해 유가․코스닥 종목을 통합해 시가총액 상위 700위, 거래대금 순위 85% 이내인 종목을 심사대상으로 선정하고, 이들을 다시 글로벌 산업표준에 따라 9개 분야로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리종목 등 투자주의를 요하는 종목과 상장기간이 6개월 미만인 종목은 제외했지만, 시가총액 상위 100위에 속하는 경우 편입시켰다”라고 기준 요건을 설명했다. 9개 산업군은 에너지, 소재, 산업재, 자유소비재, 필수소비재, 헬스케어, 금융ㆍ부동산, 정보기술ㆍ통신서비스, 유틸리티 분야다.
증권업계는 통합주가지수 내달 발표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ETF팀장은 “KRX300은 코스닥 시총비중이 높고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 방향과 맞닿아 있어 실효성이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상당수 증권사, 운용사들이 KRX300과 연계된 ETN이나 ETF상품 출시를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구체적 지수 산출 기준과 업종이 발표되면 상품 개발 수요가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거래소는 이번 지수 개발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정지원 이사장 역시 취임 이후 처음으로 내놓는 결과물인 만큼 높은 관심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 관계자는 “KRX100은 개발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결국 신통합지수에 흡수되면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