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정부가 미국 정부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고 10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미국의 북미자유협정(NAFTA·나프타) 탈퇴설도 급부상하면서 캐나다와 미국 간 무역 갈등이 극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캐나다 정부는 미국 정부가 반덤핑 관세 등 무역 제재를 부당하게 활용하고 있다며 WTO에 미국을 제소했다. 캐나다 정부는 WTO에 “WTO가 인정하는 수준 이상으로 미국은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한다”며 “미국이 WTO 규정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캐나다 정부가 미국 정부를 WTO에 제소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와 캐나다 정부 간 대립이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과 멕시코는 이달 23일부터 나프타 6번째 협상에 나선다. 나프타는 1994년 체결된 협정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때부터 “나프타는 나쁜 협정”이라고 비난했다.
WTO 분쟁 해결 절차에 따라 미국과 캐나다는 양자 협의를 해야 한다. 만약 60일 이내에 분쟁이 해결되지 않으면 1심에 해당하는 분쟁처리 소위원회가 구성된다. 이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WTO 제소는 캐나다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양국 간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는 가운데 캐나다 정부는 미국이 나프타에서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발표할 것으로 믿는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CNBC에 따르면 두 명의 소식통은 “이달 말 6번째 나프타 협상이 개최될 때쯤 미국 정부가 탈퇴 의사를 밝힐 것으로 캐나다 정부는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캐나다 당국자들은 이 같은 일이 일어나더라도 심각하게 여기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프타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고, 나머지 나라로부터 양보를 이끌어내고자 협상 전술을 펴는 것으로 풀이한다는 의미다. 동시에 이들은 “미국 의회가 나프타 탈퇴를 승인할지도 회의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작년 1월 출범한 뒤부터 지난 9일까지 반덤핑·상계관세 조사를 개시한 건수는 82건에 달했다. 이는 1년 전 동기 대비 60% 증가한 규모다.
현재 미 상무부는 캐나다의 봄바디어항공에 300%에 가까운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미 상무부는 “봄바디어항공이 캐나다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싼값에 여객기를 미국에 수출했다”며 “이는 불공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