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멀티숍 ABC마트가 매장 개설에 속도를 내면서 업계 선두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슈마커와 레스모아 등 토종 멀티숍도 매장 차별화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으나 자본력에서부터 밀려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ABC마트는 현재 전국에 206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03년 10개에 불과하던 것이 설립 10년 만에 100호점을 넘어섰고 15년 만인 작년 11월 200호점을 돌파했다. 아울러 올 들어서도 2개점을 추가했다.
반면 업계 2, 3위인 슈마커와 레스모아는 각각 139개, 83개로 ABC마트와 매장 수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슈마커는 한때 매장 수가 ABC마트보다 많았던 적도 있었으나 최근 2년 사이 170여 곳에서 40곳가량 매장이 줄었다.
매출 격차도 상당하다. ABC마트는 2008년 1000억 원을 돌파했으며 2016년 4334억 원, 지난해 5000억 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슈마커는 2014~2016년 각각 1035억 원, 1129억 원, 1223억 원 등 증가세를 보이긴 하지만 증가폭은 더디다. 레스모아는 2015~2016년에 1400억~1500억 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업계는 ABC마트가 신발 멀티숍 시장을 장악하게 된 배경으로 공격적 매장 확대에 따른 규모의 경제를 이룬 것으로 분석한다. 여기에 전체 매출의 20~30%를 차지하는 PB(자체상표) 상품 개발도 한몫한 것으로 평가한다.
특히 ABC마트는 상권 분석을 통해 매장 입점 형태를 다양화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주력 타깃층을 세분화하고 그에 맞는 다양한 콘셉트의 매장을 구축한 것. ABC마트는 전 연령층을 공략하는 일반 매장부터 스포츠 슈즈 전문 매장 ‘메가스테이지’, 백화점에 입점한 고급 편집숍 ‘프리미어 스테이지’ 등 다양한 유통 채널로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대학가 등 젊은 층이 많은 곳에는 메가 스테이지 매장, 가족 단위 소비자가 많은 지역에는 온 가족 신발 쇼핑이 가능한 일반 ABC마트를 입점시키는 방식이다. 아울러 홍대와 같은 핵심 상권에는 ABC마트, ABC마트 메가 스테이지, ABC마트 그랜드 스테이지, 온더스팟 등 4개 매장을 운영함으로써 다양한 소비층을 공략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 해 광고비로만 100억 원 이상을 지출하는 ABC마트에 비해 슈마커와 레스모아 등은 수억 원에서 20억 원대에 불과하다”며 “톱스타를 모델로 기용해 홍보하고 핵심 상권에 매장을 공격적으로 내고 있어 ABC마트와 국내 업체와의 격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