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패션가는 보랏빛으로 물들 전망이다. 글로벌 색채 전문기업 팬톤(PANTONE)이 올해의 색으로 ‘울트라 바이올렛(Ultra Violet)’을 선정하면서 국내외 패션기업들은 봄·여름 시즌을 겨냥해 이를 반영한 제품 준비에 한창이다. 그간 보라색은 신비하고 몽환스러운 분위기로 다소 과한 느낌을 주는 듯해 포인트 아이템에 주로 사용됐지만 올해만큼은 유행에 민감한 트렌드 세터들에게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이 전개하는 구호는 과감하게 아우터에 바이올렛을 쓰는가 하면 팬츠, 니트 등 다양한 아이템에 적용한다. 또 지난해 새롭게 출시한 콤피 하이(COMFY Hi) 구두에 라벤더색을 입혀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여성복 브랜드 르베이지에서도 가죽 재킷과 블라우스, 원피스, 셔츠, 코트를 중심으로 바이올렛 계열의 상품들을 내놓을 전망이다.
LF의 여성복 브랜드 앳코너는 올 봄·여름 시즌 후드 맨투맨 티셔츠와 니트류 등으로 구성된 캐주얼 라인에 바이올렛 색상 제품을 다수 선보일 예정이다.
여성복 브랜드 크로커다일레이디는 올 봄·여름 간절기를 겨냥해 바이올렛 색상의 구스다운 점퍼를 내놓는다. 낮은 채도의 바이올렛 컬러에 심플한 디자인과 적당한 길이감을 자랑한다. 패션그룹형지 관계자는 “울트라 바이올렛 패션이 부담스럽다면 옅은 바이올렛 계열의 심플한 디자인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올해 패션뷰티 업계에서 신비롭고 매혹적인 매력이 돋보이는 바이올렛 색상에 지속적으로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해외 브랜드들은 벌써 지난 겨울 시즌부터 올 봄 시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빛깔의 보라색 제품을 내놨다.
아크네 스튜디오는 겨울 시즌 발목까지 길게 떨어지는 진한 보라색의 여성용 니트 원피스와 함께 밝은 연보라 색상의 남성용 스웨터까지 선보였다. 마르니는 겨울 시즌 짙은 보라색 투피스 정장을 출시하는가 하면 반짝이는 새틴 소재에 화사한 플라워 프린트가 들어간 드레스도 내놨다. 엠포리오 아르마니는 엉덩이를 덮는 긴 기장의 보라색 퍼(fur) 조끼를 선보였다.
각 브랜드들이 보라색 가방도 출시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끌로에는 올 봄 시즌을 겨냥해 오묘하면서 매력적인 빛깔의 보라색으로 픽시(Pixie) 백을 선보였다. 이탈리아 브랜드 폰타나 밀라노 1915도 톤 다운된 짙은 보라색과 체인 스트랩의 비지 바게트 백을 내놨으며 프랑스 컨템포러리 브랜드 랑카스터도 연보라빛 토트백과 버킷백을 출시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해외 브랜드는 지난해 말부터 울트라 바이올렛을 기반으로 한 강렬하고 진한 보라색부터 연보라, 붉은빛이 도는 보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톤의 보랏빛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며 “보라색은 창조적인 영감을 불러일으키며 독창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한 색상인 만큼 올해 많은 패션 브랜드에서 보라색을 활용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