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정치펀치] 국민의당과 안철수의 미래는?

입력 2018-01-0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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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국민의당이 ‘안철수 대표의 재신임’을 묻는 전 당원 투표를 마쳤다. 실제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 여부를 묻는 투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통합에 반대하는 쪽은 투표율과 찬성률을 종합했을 때, 전 당원 중 20%도 안 되는 숫자만이 통합에 찬성 의견을 표한 것이므로 통합을 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반대로 통합 찬성파는 투표한 이들 중 70% 이상이 통합에 찬성했으므로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객관적 입장에서 보자면 양측의 논리가 모두 맞다. 그래서 국민의당 문제는 더욱 복잡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통합을 추진하는 측에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동아일보가 여론조사 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9~30일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를 보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신당이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코리아리서치가 지난달 28~29일 성인 1017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여론 조사 결과는, 그동안 중도 혹은 중도 보수 유권자들이 지지할 정당을 찾지 못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통합 반대파의 입지를 위축시킬 수 있다. 왜냐하면 통합에 반대하는 국민의당 의원 중에 소극적인 반대파는 경우에 따라서 통합파 쪽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통합에 반대하는 의원들의 딜레마는 또 있다. 통합에 반대하는 의원 중 중진 이상의 의원들은 더불어민주당이 부담스럽게 생각할 가능성이 커, 통합 이후의 처신이 마땅치 않고, 통합에 반대하는 초·재선 의원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을 때 발생하는 기존 지역 위원장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란 쉽지 않아, 국민의당을 떠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오는 말이 신당 창당이다.

하지만 신당을 만들어도, 이 신당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한 정당보다 지지율이 반드시 높게 나오리라는 법은 없다. 이런 종류의 신당은 자칫 지역주의에 기댄 지역 정당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당 창당도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아니다.

아마도 안철수 대표는 이런 상황을 보고, 통합을 밀어붙이는 것 같다. 하지만 안철수 대표도 이번 과정에서 잃는 것이 분명히 있다. 안 대표의 경우, 신선한 이미지를 무기로 새 정치를 주장해 왔는데, 이번 통합 과정에서 그런 이미지에 적지 않은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호남이라는 지역적 기반마저 잃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안 대표가 자신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음을 호남 유권자들에게 보여준다면 호남은 다시금 안 대표를 선택할 수도 있다. 그래서 문제는 그런 상황을 어떻게 만드느냐, 그리고 그런 상황이 올 때까지 안 대표가 잘 버티느냐가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통합을 추진하면서 안 대표가 얻은 것도 있다. 바로 이번 통합 과정에서 보여준 추진력이다. 이는 정치인으로서는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고, 이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을 줄 수도 있다. 종합적으로 보면, 안철수 대표는 얻은 것과 잃은 것이 다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통합 문제 때문에 국민의당이 분당될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 앞서 언급했듯이 통합 반대파들이 또 다른 선택지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단 통합 신당의 규모는 예상보다 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는 통합 이후다. 그 이후에도 같은 목소리를 내며 한 지붕 아래에서 살 수 있을 것인가가 문제이다. 그건 진짜 예측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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