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제조업 부문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6년5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소매업이 호조를 보인데다 기온 저하 등 한파 여파에 전기가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경제심리지수(ESI) 순환변동치도 5년11개월만에 최고치를 이어갔다.
반면 제조업 BSI는 원화강세와 자동차 관련 기업의 파업에 주춤하는 양상을 보였다. 내수기업 보단 수출기업이, 중소기업 보단 대기업이 부진한 모습이었다. 특히 수출기업 BSI는 1년10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아울러 내년 BSI는 올해보다 다소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비제조업의 업황 BSI는 2포인트 오른 81로 2011년 7월 83 이후 가장 높았다. 이에 따라 전산업 업황 BSI는 전월보다 1포인트 상승한 81을 보였다.
BSI란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현재 판단과 향후 전망을 지수화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이 보다 높으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들이 더 많음을, 낮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부문별로는 제조업의 경우 전자가 전월과 동일했던 반면 화학(-8포인트)과 자동차(-6포인트), 식료품(-9포인트) 등 다수 업종에서 저조했다. 화학은 원·달러 급락에 따른 폴리에틸렌 등의 스프레드 축소가, 자동차는 대형 완성체 업체의 파업이, 식료품은 원자재가격 상승 등이 각각 영향을 미쳤다는게 한은측 설명이다.
비제조업의 경우 도소매(+6포인트)와 전기가스(+11포인트)가 상승을 주도한 가운데 전문과학기술서비스(+8포인트)도 크게 올랐다. 이는 백화점과 편의점 등 소매업이 호조를 보인데다 기온저하 등에 따른 수요증가, 건축관련 설계·감리, 장비 설치 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덕재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원·달러 환율 하락과 자동차 업계 파업으로 제조업은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부진했던 반면, 비제조업은 2개월 연속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경영애로사항으로는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내수부진(각각 21.1%, 19.4%)을 가장 높게 꼽았다. 특히 제조업에서는 환율요인을 전월대비 1.4%포인트 오른 8.6%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5월(9.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업과 소비자 모두를 포함한 민간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ESI는 전월보다 0.2포인트 떨어진 99.8로 3개월만에 기준치 100을 밑돌았다. 다만 계절 및 불규칙 요인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0.8포인트 상승한 101.1을 기록해 2012년 1월(101.5) 이후 가장 높았다.
연말을 맞아 부가조사로 실사한 내년 업황전망 BSI는 제조업이 83, 비제조업이 82를 기록했다. 이는 각각 올 실적 BSI(84, 85) 대비 소폭 떨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