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 중국 기업 완리가 8개월 만에 거래를 재개한 이후 이틀 연속 급락하고 있다. 우려 요인이었던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했지만 거래정지가 풀리자마자 대주주가 지분매각을 예고하면서 투자심리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2011년 코스닥에 상장한 완리는 국내 상장 1세대 중국 기업으로 꼽히는 만큼 향후 행보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27일 코스닥시장에서 완리는 전 거래일 대비 25% 떨어진 52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관리종목에서 탈피하며 거래를 재개한 전날 22.14% 급락한 데 이어 이틀 연속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거래정지 이전 1040원이었던 주가는 이틀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대주주의 지분매각 소식이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전날 산업은행 북경지점으로부터 차입한 2500만 위안의 차입금 연체를 해소하기 위해 최대주주가 보유 지분 일부를 매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차입금 연체로 현금 대부분의 사용이 제한돼 있었는데, 이는 앞서 감사보고서에서 한정 의견을 받은 이유가 되기도 했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이번 최대주주의 지분매각 계획은 회사에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 최대주주가 회사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개인자산을 팔아 회사의 빚을 갚겠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중국 기업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부족한 상황에서 거래가 풀리자마자 최대주주가 지분 정리에 나서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다.
처분하게 될 지분의 규모도 상당할 전망이다. 이날 환율을 기준으로 완리가 산업은행에 갚아야 할 차입금은 한화로 40억9000만원 이다. 이 금액을 다시 이날 종가 525원으로 나누면 780만4286주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발행주식 전체의 7.25%, 최대주주인 우뤠이비아오 대표이사 보유지분의 23.14%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한 수치다. 회사 측은 최대주주의 지분매각 시기와 매각 규모에 대해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주가가 더 하락할 경우 매각해야 할 지분은 산술적으로 더 늘어나는데, 매각이 예상되는 물량이 많아지면 주가에 다시 부담을 주는 악순환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국내 기업이 아니어서 회사 측과 소통할 창구가 마땅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완리는 국내 업체에 공시 작성업무를 위탁하고 있을 뿐 별도로 IR(기업설명) 조직을 두고 있지 않다. 투자자들은 공시책임자에게 문의를 하더라도 “현지에서 전달한 내용을 공시할 뿐, 이외의 내용은 알지 못한다”는 답변을 들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한편, 완리는 중국 5대 타일전문 업체로 지난 2011년 6월 코스닥에 입성했다. 중국고섬, 중국원양자원 등과 함께 국내 상장 1세대 중국 기업으로 불린다. 2016년도 감사보고서에서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의견 거절’ 통보를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지만, 이후 같은 법인의 재감사에서 감사의견이 ‘한정’으로 바뀌며 증시 퇴출을 가까스로 면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일어나는 모든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